[추억마케팅의 이면]②'고용없는 성장'이 키우는 추억팔이 시장
1990년대 거품경제기의 상징적 콘텐츠 중 하나로 유명한 애니메이션인 '세일러문'은 2014년에 20주년 기념 리메이크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사진=세일러문 공식 홈페이지(http://sailormoon-official.com))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닌텐도 콘솔게임기의 추억마케팅 이외에도 콘텐츠 시장에서 '추억팔이' 제품들의 약진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한때 국내에서는 '민속놀이'라고까지 불렸던 블리자드(Blizzard)사의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craft)'가 리마스터판을 낸 것이나 리니지와 같은 고전게임들이 속속 모바일게임으로 다시 나오는 것도 추억마케팅이 확실한 고객층을 담보해주기 때문이다.
과거 인기를 끌던 애니메이션들이 다시 리메이크되거나 재방영되는 경우도 흔하다. 일본 TV도쿄에서 지난 7월부터 방영중인 '마법진 구루구루'는 원작이 1994년에 나왔던 작품으로 심야시간 직장인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졌다. 1990년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세일러문이 출시 20주년 기념으로 지난 2014년에 리메이크 작품이 나온 것도 대표적인 추억마케팅 사례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애니메이션 채널인 투니버스에서 과거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의 원작이나 리메이크작을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에 맞춰 밤 9시 이후 시간대에 편성하고 있다.
이처럼 추억마케팅이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이유는 현재 성인이 된 3040세대가 과거 1980~1990년대 거품경제기에 대한 일종의 '환상'이 남아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전 세계적인 호황과 실질소득의 폭발적 증가로 '중산층'이란 개념이 생겨난 시대에 대한 회상이 현실의 고통을 잊게해주는 마약처럼 작용한다는 것.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을 기점으로 경제성장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청년실업이 증가하면서 서민들의 실제소득은 별반 늘어나질 않았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와 1997년 가계동향조사를 비교하면, 소득하위 20%를 의미하는 1분위 계층의 실질소득은 145만7000원으로 1997년 대비 3.9% 감소했다. 소득하위 10%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11.2% 감소했다.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오히려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못살게 됐다는 이야기다. 1분위 보다 한단계 위인 2분위의 경우에는 실질소득이 11.9% 늘었지만,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5분위의 경우에는 25.9% 성장해 2배 이상 높았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못벌게 되면서 그만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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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은 3%대를 유지하고 수출도 계속 증가하는 등 수치상에는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서민들의 삶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훨씬 팍팍해지고 있다. 고용시장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지난 10월 청년(만 15~29세)실업률은 8.6%를 기록해 외환위기 여파로 청년실업이 급증한 1999년 이후 18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자리의 질도 점점 안좋아지고 있다. 통계청의 지난해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는 지난해 일자리가 2323만 개로 전년도 대비 22만개 늘었지만 일자리의 질이 악화됐다. 기업생성이나 사업확장으로 새롭게 생긴 신규 일자리는 361만개, 사라진 일자리는 339만개였는데 중소기업에서 일자리가 32만개 늘어났고, 임금이 높아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꼽히는 대기업에서는 9만개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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