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국 MBC 퇴출, MB 국정원 연루···정부 비판 연예인 퇴출 전 형평성 차원
방송인 김흥국이 2011년 MBC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 만세’ 하차 당시 이명박 정부시절 국가정보원이 개입했음을 드러내는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경향신문은 2011년 6월15일 국정원이 작성한 ‘MBC 대상 종북성향 MC·연예인 퇴출조치 협조 결과’ 문건 중 김흥국 하차와 관련된 국정원 2국과 김재철(64) 당시 MBC 사장의 측근이던 보도부분 간부 A씨의 대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2국은 2011년 6월12일 김흥국이 ‘두시 만세’에서 하차하고 이틀 뒤인 6월14일 A씨에게 김흥국 퇴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A씨는 “MBC 경영진이 이번에 ‘보수성향’인 김흥국의 퇴출을 너무 쉽게 생각했고, 전격적으로 쫓아낸 것은 매끄럽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며 “이번 김흥국 퇴진은 MBC 내 중북성향 진행자와 연예인에 대한 퇴출 작업의 ‘종착점’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국정원에 답했다.
이어 A씨는 “김 사장이 취임한 이래 가장 시급한 순위로 보도·시사 분야 인적쇄신, 노영방송 주도 노조 와해, VIP 관심사인 ‘PD수첩’ 때려잡기 등에 몰두해왔는데, 이제 여력이 생겨 종북성향 진행자·연예인 척결에 착수했다”며 “노조가 김미화 축출 시 형평성 원칙을 제기하며 김흥국을 대표적 사례로 거론했다. 김흥국을 빼지 않으면 추후 퇴출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봤다”고 김흥국 퇴출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보수 연예인은 김흥국 1명이지만, 축출 대상 종북 방송인은 여러 명”이라며 “결국 김흥국의 희생은 여권에 ‘1 대 4~5’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를 문건에 적어 보고했다.
또한 해당 문건에 따르면 A씨는 국정원에 “앞으로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장 지능적이고 신속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해 가겠다”며 “일단 믿고 맡겨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앞서 김흥국은 2011년 6월13일 MBC 여의도 사옥 앞에서 ‘두시 만세’ 하차와 관련 1인 시위에 나서며 “방송이 끝나고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으로부터 ‘지난 재보궐 선거 유세현장에 간 게 문제가 됐다’며 하차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경기도 분당을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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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흥국은 “나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방송을 이용한 사실이 없다. 만약 정치 성향이 문제가 됐다면 처음부터 나를 채용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내가 어떤 사유로 경고 등 사전 주의조차도 없이 퇴출됐는지 명백히 밝혀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김흥국은 해당 문건과 관련해 경향신문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제는 지나간 사건”이라며 입장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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