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소중한 존재' 동의하지만…가족간 결속력↓
가족 공간 '거실' 대신 '개인방'에 머무는 시간 증가
시간 부족·개인화 추세 영향…"혼자 생활하는 게 편해"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집에서도 '혼밥'하고 카톡으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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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신입사원 이지민 씨는 최근 가족과 대화를 나눈 지 오래다. 신입인 탓에 잡무가 몰리면서 집보다는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 이유에서다. 주말에는 쉬기 바쁘다. 이씨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가족과 대화를 나눌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며 "집에 있을 때도 각자의 방에서 할 일 하느라 바빠 어쩔 때는 모바일 메시지로 용건만 간단하게 대화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무늬만 가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2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오늘날 ‘가족의 의미’는 ‘편안함을 주는 대상’(55.6%, 중복응답)이자, ‘없어서는 안 될 존재’(51.8%)라고 답하면서도, 최근 '무늬만 가족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68.1%)'라는 응답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가족간 유대감과 결속력이 옅어졌다고 느낀 것이다.


이는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 관계’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응답자별로 보면, 남성(62.4%)보다는 여성(73.8%), 30대 이상(10대 58.5%, 20대 64.5%, 30대 75.5%, 40대 71%, 50대 71%)에서 이런 시각이 더욱 강한 편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측은 "개별 소비자들의 가족에 대한 애틋한 생각과는 달리, 최근 한국사회의 ‘가족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전체 응답자의 74.6%는 가족보다 반려동물을 더 가족처럼 느끼는데 동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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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공간' 거실 보다 방에 있는 시간↑=가족간 결속력이 옅어진데는 가족을 의미하는 공간인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집에 있을 때도 가족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 '거실' 대신 '방'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실제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예전보다 감소했다'고 답한 이들이 전체 중 23.4%에 달했다. '증가했다'고 답한 이들(17.3%) 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방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이전보다 증가했다. 전체 중 '증가했다'는 응답은 26.7%로, '감소했다'는 응답(16.6%)보다 높았다. 특히 10~20대 젊은 층이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고(10대 31.5%, 20대 29%), 방에서 혼자 있는 시간은 늘어났다(10대 46%, 20대 35.5%).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측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화’된 성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며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비중도 예전보다 좀 더 높아진(증가 24.3%, 감소 17.7%) 모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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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집에서도 '혼밥'=집에서도 혼자 식사(혼밥)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전체 응답자 중 4.5%만 '집에서 혼밥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혼자 밥을 먹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식구들이 다 외출을 해서'(48.3%, 중복응답)였다. 주로 50대(57%)에게 많이 해당됐다. 이외에도 '가족과 식사하는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32.5%), '식사를 하는 시간이 각자 다르다'(32.3%), '가족과 마주치는 시간이 별로 없다'(10.7%)는 응답이 많았다.


결국은 시간적인 이유였다. 바쁜 현대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이 가족과의 식사시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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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가족과 함께 거주하더라도 ‘혼자’ 활동하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전체 비중에서 20% 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젊은 층(10대 21%, 20대 21.5%, 30대 15.5%, 40대 11%, 50대 9.5%)이 집에서도 혼자 밥을 먹는 게 편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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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응답자들은 경제적 문제가 결부돼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72.7%가 가족관계가 좋기 위해서는 최소한 금전적인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가족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만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데 63.5%가 동의했다.


이런 경향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지배적이었다. '앞으로 가족들에게 소홀해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시각에 전체 69.3%가 동의했다. 대체로 연령이 높고(10대 61%, 20대 70%, 30대 69.5%, 40대 73.5%, 50대 72.5%), 자가계층을 낮게 평가할수록(중상층 59.4%, 중간층 68.6%, 중하층 70.1%, 하층 76.6%) 가족에게 더욱 소홀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보다 많이 나타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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