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법원 각하 결정에 "즉시항고 안한다"…대응 번복
항고대신 과태료 부과 이의신청 검토…본안 소송 진행
SPC, 3자 합작사 '해피파트너스' 추진…제빵사 동의에 집중


親노동행보에 한계 몰린 파리바게뜨 결국 '법에 호소'…"530억 과태료 감당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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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시간조차 주는 것을 아까워했다. 결국 또 법에 호소하는 수밖에…"

코너에 몰릴대로 몰린 파리바게뜨 가맹본부 SPC는 '법' 이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5일까지 불과 일주일내 5300여명의 제빵사 직고용을 하지 않는 한 SPC는 인당 1000만원씩 총 530억원 상당의 과태료 부과와 검찰 기소까지 당할 위기에 처했다. '운명의 날'을 앞두고 SPC는 고용노동부의 과태료 부과에 '과태료 처분 이의신청 제기'와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형사기소에 '소송 대응'이란 카드를 내밀었다.


28일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사를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부의 시정명령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의 '각하' 결정이 나오자, SPC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파리바게뜨는 긴급회의를 열고 '즉시 항고' 방침을 세웠다가 다시 이를 번복했다. 밤 늦게까지 이어진 대책회의 끝에 SPC는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 소송(본안 소송) 진행으로 법의 판단을 제대로 받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SPC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이행하라는 판결이 아니므로 항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PC 내부는 물론 산업계 곳곳에서는 해결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은 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친노동 정책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직접고용 대안으로 내세운 '3자 합작사' 설립의 경우 정부가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답변 시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파리바게뜨가 '괘씸죄'로 눈 밖에 날지라도, 행정소송을 벌여 '시간 벌기'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파리바게뜨의 답변 시한 연장 요청에 고용부가 긍정적 답변을 줬다면 행정 소송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법원의 결정은 '정부'였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내세운 고용부의 '명분'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로 맞선 파리바게뜨의 '실리'가 정면 충돌한 상황에서 재판부가 '공공복리'보다 '새정부의 노동정책 존중' 기조를 더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기한 직접고용 시정지시 집행정지 처분에 대한 심리가 열리고 있는 22일 촬영한 서울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연합뉴스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기한 직접고용 시정지시 집행정지 처분에 대한 심리가 열리고 있는 22일 촬영한 서울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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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다. SPC는 다음달 5일까지 5309명의 제빵사를 직고용해야 한다. 고용부는 9월21일 시정명령을 내릴 당시 직접고용 대상 인원이 5378명이라고 밝혔지만, 이 가운데 69명은 적법 파견이 입증돼 5309명으로 줄었다. 시행하지 않으면 사법처리는 물론 연간 영업이익(665억원)의 80%에 달하는 금액인 530억원 상당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SPC 측은 "내부 회의 결과 직접고용은 본사의 재무적 부담이 크고 가맹점주들은 물론 제빵사들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고용부가 530억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릴 경우 이를 납부하지 않고 법원에 과태료 처분 이의신청 제기를 검토하고,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형사기소가 이어질 경우에 대해서도 별도 소송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생각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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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 각하 결정과는 별도로 '직접고용 행정처분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한 본안 소송'은 그대로 진행한다. 파리바게뜨가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면 고용부가 내린 시정명령은 무효가 된다. 이 같은 소송 등으로 장기화되면 결국 직접 이해당사자인 제빵사와 가맹점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고용부가 명령 이행 기간을 연장해 자율 시정을 기다리고, SPC가 추진하는 합작사 '해피파트너스'가 제빵사 전원 동의를 얻어 출범하는 것이다.


고용부도 '제빵사 전원 동의'라는 조건을 충족시킨다면, 합작사라는 차선의 방법으로 제빵사의 고용을 보장하는데 대해 긍정적이다. 본사의 직고용에 따른 피해가 막대하고, 이해당사자의 직고용 반대 뜻도 밝혀 정부로서도 직고용만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향후 본안소송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제빵사 모두 3자 합작사에 동의하면 불법 파견 문제는 봉합될 수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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