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국회미래연구원법' 처리…운영 예산·인사 문제는 여전

입조처·예정처 있는데…50억 싱크탱크 또 만들겠다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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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약 50억원 규모의 국회 출연연구기관인 '국회미래연구원'이 설립될 전망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미래연구원법안을 심의·의결했다.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 간 이견이 없다면 오는 24일 본회의 문턱을 넘게된다. 국회미래연구원은 미래환경의 변화를 예측·분석하고, 국회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핀란드 '시트라' 벤치마킹…'코드인사' 우려도= 국회미래연구원은 핀란드 의회의 싱크탱크인 시트라(SITRA)를 벤치마킹했다. 1967년 설립된 시트라는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초당적·자율적 운영을 통해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 비전을 제시한다. 국회미래연구원도 시트라처럼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중장기 연구 과제를 일관되고 중립적으로 수행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연구원 인사가 사실상 국회의장이나 정당 추천으로 이뤄지다 보니 '코드인사'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운영위에 따르면 국회미래연구원은 원장 1인, 감사 1인, 10인 이내의 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원장은 국회의장이 이사회의 추천을 받고 운영위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고, 감사는 이사회의 제청으로 국회의장이 임명토록 했다. 이사는 국회의장이 지명한 1인, 비교섭단체에서 추천한 1인을 포함해 의석 수 비율에 따라 교섭단체에서 추천한 사람을 의장이 위촉하도록 했다. 국회 도서관장 자리처럼 여야 간 '나눠먹기'로 결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월 운영위 소위에서 국회미래연구원 인사에 대해 "추천과 위촉 모두 정치인이 한다"며 "연구원이 굉장히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래 연구'라는 주제가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정치권 입맛에 맞는 주제를 선정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연구과제는 국회의장,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가 추천할 수 있도록 하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선정토록 했다. 해당 과제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국내 법인 또는 단체 등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도록 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구의 사이즈와 예산에 비해서 다루려고 하는 분야가 너무 방대하고 너무 불명확한 것 아닌가"라며 "기왕에 하려면 사법정책연구원 같은, 국회 입법부에 특화된 연구원을 모태로 하고 좀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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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8개월만에 신속처리?…'예산 눈덩이' 지적도= 국회미래연구원법은 비슷한 내용으로 19대 국회에서도 제출된 바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지난 3월 국회의장 의견제시 형태로 운영위에 제안됐다. 의원발의 법안과는 달리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법안 내용 조회가 불가능하며, 각 의원실에만 배부됐다. 법안을 발의할 때 첨부해야 하는 비용추계서도 생략됐다.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처리된다면 공청회 1번과 소위 논의 2차례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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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이미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 도서관 등이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싱크탱크를 설립하기 보다는 기존의 입조처나 예정처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 의원은 "꼭 국회 내에 설치해야 되는가, 독립적으로 외부에 설치해서는 안 되는가 싶다"며 "아니면 예정처나 입법조사처 안에 전문인력을 좀 더 선발을 해서 미래과제를 연구하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일단 예산 50억원을 투입해 국회미래연구원을 설립한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몸집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처음에는 조그맣게 시작했지만 장기적으로 엄청나게 커지고 예산이 많아질 것이다. 사람만 많아지면 관리 인력만 많아진다"며 "지금 실제로 비교적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예정처나 입조처를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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