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부족해 성능 확보 제때 못이뤄져
2034년 완료시기 더 앞당겨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민우 기자]전국에 있는 학교 가운데 내진성능을 확보한 시설이 15%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예산배정이 더뎌 내진보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오래된 시설이 많아 지진에 따른 인명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 빨리 실태조사나 진단을 거쳐 내진보강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학교시설 4만6190개(2015년 말 기준) 가운데 내진대상 건축물은 2만6980개이다. 내진성능이 확보된 건축물은 7118개에 불과하다. 학교시설 내진율은 대상 건축물이 26.4%, 전체 건축물로 보면 15.4%에 머무르고 있다. 학교는 일정 공간에 다수 인원이 밀집해 있어 지진으로 건축물 붕괴 시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이다.


지난해 경주지진 후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교를 포함한 공공시설물에 대해 내진성능 보강예산을 늘렸다. 학교나 유치원의 경우 애초 내진보강 완료시기를 2083년으로 잡았다 2034년으로 앞당긴 상태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진 만큼 시기를 더욱 앞당겨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학입학 일정을 일주일 늦췄지만 지진피해가 큰 포항 일대에서는 시험을 치를 대체 장소가 마땅치 않은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학교 내진성능 보강이 더딘 이유는 예산부족 탓이 크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시설 내진보강사업 예산은 지난해 673억원에서 올해는 특별교부금을 더해 2000억원 수준이다. 내년부터는 정부 예산 1700억원에 각 시ㆍ도 교육청의 자체 재정분을 더해 연간 2500억원으로 늘려 잡은 상태다. 이 같은 예산배정과 집행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는 전제 아래 앞으로 18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현재 국회 논의중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진보강 항목은 2467억원으로 올해보다 14% 이상 낮춰 잡았다. 다른 공공시설물이나 민간건축물에 대한 예산지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학교시설 역시 내진보강을 단기간 내 늘리긴 쉽지 않은 배경이다.


통상 건축물의 내진성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는 새 벽을 증설하거나 건물 벽면에 사선 형태의 구조물(브레이스)을 덧대는 방식, 기둥을 보강하거나 면진ㆍ제진설비를 보강하는 방안이 있다. 지역이나 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실제 공사시간은 적게는 2~3개월부터 6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특성을 분석해 각 건물의 규모나 노후화 정도에 따라 다른 내진공법이 준비돼야 한다. 실제 내진보강 공사에 앞서 필요한 사전진단 절차나 비용산정도 만만치 않은 작업으로 꼽힌다. 현재 내진설계나 보강기준이 국내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정이나 법ㆍ제도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내진보강 지원금액이 건축물에 대한 평가 없이 지급돼 과도하거나 혹은 부족하게 지원받는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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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부처별로 내진진단 의무화 시설을 파악하는 한편 진단결과에 따라 보강이 필요한 시설물 현황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면서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학교와 관공서 같은 공공건축물은 내진보강을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훈 교육부 교육시설과장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지만 오래된 건물이 철거되는 경우도 있고 예산배정이나 정책기조가 바뀌기 때문에 2034년보다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기숙사,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 교육청별로 순서를 정해서 최대한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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