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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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은 모든 근로자에게 근로3권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특수형태종사자도 당연히 근로3권을 보장해야 할까? 얼핏 보면 "그렇다"라는 답이 나온다. 하지만 헌법 조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근로3권은 다른 기본권과 달리 그 주어가 '국민'이 아닌 '근로자'로 돼있다. 즉 근로3권을 보장받는 주체는 '근로자'에 한정된다. 본질적으로 근로계약을 맺고 누군가의 지시나 감독을 받는 '근로자'만이 근로3권의 행사에 적합해서다.


최근 자영업자 신분인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한 노조 설립과 근로3권 보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수형태종사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업종인 보험설계사의 경우를 보자.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 방식으로 보험을 판매한다. 보험사는 설계사가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 영업을 하는지 관여하지 않는다. 업무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기 때문에 한 달에 7일 미만 일하는 사람부터 25일 일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소득 또한 기본급 없이 보험계약 실적에 따라 수수료로 얻다보니 수백만원 미만부터 수억원에 이르기까지 편차가 매우 크다. 물론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하겠지만 여기까지의 모습만 보면 근로자로 보이지 않는다.

노동계는 노동조합법의 근로자 개념을 바꿔 특수형태종사자들의 근로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개념이 매우 포괄적이고, 업종과 업종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업종 안에서도 일하는 형태가 다양하다. 지금 법으로 특정 업종의 종사자들의 근로3권을 보장한다 해도 앞으로도 각양각색의 업종과 직업들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한 업종에서도 계약방식에 따라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어느 업종 종사자는 근로자고, 어느 업종 종사자는 자영업자다"라고 일도양단하는 방식이 타당성을 갖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한 획일적인 노동법으로의 편입이 가져 올 여러 부작용은 더욱 우려스럽다. 1990년대 후반 자영업자가 증가한 독일에서도 근로자 개념을 새로 구성해 그 범위를 확대하려는 법 개정이 있었다. 하지만 법 시행 직후 고용침체 등 노동시장의 활력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폐지됐다고 한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역시 무작정 근로자 개념을 확대한다면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관련 업계도 사회보험을 통한 보호뿐 아니라 근로3권의 보장하라는 노동계 요구에 매우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존의 특수형태종사자 활용을 대체하는 새로운 영업방식의 변화가 모색될 수밖에 없고, 종사자의 감원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한 노동법적 보호가 과연 날로 다양한 모습으로 증가·변화하고 있는 관련 업종과 고용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밖에도 본질적으로 개인사업자 특성이 강한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한 근로3권 보장은 우리 노사관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오히려 확대하거나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다. 노동법적 접근은 사적 자치에 기초한 계약자유의 원칙을 제한하고, 위임·위탁 계약 관계가 집단적 요구와 힘의 논리로 좌우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노동시장의 혼란이 초래되고 근로3권의 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발생하게 될 당사자 간 갈등과 대립은 경제질서의 혼란은 차치하더라도 해당 업종의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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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인 특수형태종사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와 사회보험의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근로3권 보장은 특수형태종사자들에게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끼워 입히는 듯하다. 근로자와의 본질적인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경제주체들은 상호 의존성과 밀착도가 날로 강해지고 있다. 경제적인 종속성 또는 의존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수형태종사자를 노동관계법상 보호영역에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불공정거래행위 심사기준 등 다양한 경제법적 보호 장치를 실질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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