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현준(20·한양대)은 "약게 농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키도 작고 운동능력도 뛰어나지 않다. 농구선수로서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일까. 유현준은 자신이 어떤 농구를 해야할 지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듯 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이 '패스'라고 했다.


유현준은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17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국내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상위 지명이 예상되는 선수다. 지난 23일 KBL 신체검사에서 유현준의 키는 178㎝로 측정됐다.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일부 프로팀 감독들은 이번 드래프에서 그를 3순위 후보로 꼽는다. 포인트가드로서 패스 능력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패스 센스에서는 1순위 지명이 유력한 허훈(22·연세대)보다 낫다고 평하는 감독들도 있다.

유현준은 자신에 대해 "운동능력이 뛰어난 편도 아니고 스피드가 빠른 선수가 아니다. 패스를 통해 팀 동료를 살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포인트가드로서 슛보다는 도움주는 것을 중시한다. 물론 기회가 생기면 득점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패스를 통해 동료들을 살려주는, 똑똑한 농구를 유현준은 약게 하는 농구라고 표현했다.


유현준 [사진= 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유현준 [사진= 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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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는 키도 작고 빠르지도 않은 유현준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과정에서 얻어낸 해답이다.

그렇기에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는 잘 보지 않는다. 키도 크고 운동능력이 좋은 그들이 하는 농구는 자신이 해야 할 농구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농구 영상은 많이 보는데 KBL 경기를 많이 본다. 나는 한국 농구를 잘 해야 하는 선수다. NBA를 보면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NBA 선수는 워낙 신체 조건이 좋아서 제가 할 수 없는 플레이를 한다"고 했다.


유현준이 그나마 NBA에서 많이 찾는 선수의 영상은 밀로스 테오도시치(30ㆍLA 클리퍼스)의 경기 장면이다. 테오도시치는 유현준이 생각하기에 세계에서 패스를 가장 잘 하는 선수다. 유현준은 "남들과 다른 패스, 상대 팀이 생각할 수 없는 창조적인 패스, 말도 안 되는 패스를 보여준다"고 했다. 현재 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33·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대해서는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다. 유현준은 "패스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패스가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이 있는데 그 타이밍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선수들을 속여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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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은 충주 남한강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축구를 하다가 운동신경이 좋아 보인다는 농구부 코치의 권유를 받았다. 초등학교 때 가르쳤던 코치님을 따라 원주 대성중으로 전학했다. 부모님은 지금도 원주에 계신다.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당시 제물포고 코치님의 권유로 한양대에 입학했다.


지난해 대학리그 신인상을 받았다. 경기당 평균 14.13점, 4.06도움,1.81가로채기, 3점슛 성공률 35.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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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학기 때 대학리그 경기를 뛰지 못 했다. 2학기 때 플레이오프 8강과 6강 두 경기만 뛰었다. 유현준은 "제가 수비를 안 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 1학기 때 경기를 뛰지 못 하면서 운동을 많이 못 했다. 체력이 없어서 수비를 못했다. 프로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 평가를 바꾸고 싶다"고 했다.


유현준은 "지명 순위에 대한 욕심은 없다. 프로에 가서 빨리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서 일찍 프로행을 택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팀을 가든 빨리 적응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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