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중동]② 이란 둘러싼 사우디·카타르 왕들의 전쟁
아랍 4개국 외무장관들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카타르가 내놓은 단교 해제 선결 조건에 대한 답변서를 검토한 뒤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걸프지역 수니파 형제국인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의 관계를 두고 단교 중인 가운데 두 나라의 수장인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와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의 양보 없는 싸움에 단교가 장기화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 6월 사우디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예멘, 리비아 등으로부터 국교가 단절됐다. 육상은 물론 하늘길과 바닷길마저 제한 돼 카타르는 고립 위기에 놓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부자 나라였던 카타르가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권 4개국은 ‘카타르가 테러단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다. 하지만 서구 외신들은 ‘카타르의 테러 지원’은 사우디가 내건 표면적 이유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이유는 이란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보고 있다.
카타르는 대(對)이란 적대 정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이란과 사우디는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로 종파적으로도 대립하는데다 혈통도 달라 ‘숙적의 관계’다. 절대 왕권을 유지하는 전통 수니파 사우디와 이슬람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린 이란은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때마침 타밈 국왕이 한 방송에서 “이란은 ‘이슬람 강대국’이며 이란에 대한 적대 정책을 정당화할 명분이 없다”고 발언했고 사우디는 이 내용을 문제 삼았다.
단교 선언 이후 사우디는 국교 정상화를 조건으로 카타르에 ‘이란과의 단교’ 등 13개 조항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타밈 국왕은 오히려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회복하고 성명을 통해 ‘이란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히며 도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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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는 사우디의 ‘단교’란 극단적인 카드에도 굴하지 않고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국력을 잃지 않기 위해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대폭 허가하고 카타르 시민권자와 비슷한 수준의 복지 혜택을 누리게 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외교 전문가들은 “카타르가 단교 사태를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에서 위상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랍권에서 사우디가 지닌 위상과 영향력이 막강하고 주요 아랍 국가들이 사우디 편에 서있는 만큼 카타르와 사우디의 양보없는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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