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술핵 재배치' 요구…美 전문가들도 '역효과' 반박
홍준표 "文정부 친북좌파" 비난에…우원식 "한심하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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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 스스로 핵무장을 할 수밖에 없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미국이 전술핵재배치를 할 가능성은 작다. 한국이 이를 요구하면 오히려 한미동맹의 균열이 생기거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토비 달튼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 국장)

방미 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미국 조야에 북핵 위기 해법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전술핵 재배치 요구가 외려 한미동맹을 균열시키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사실상 홍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25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핵우산 약속만으로는 5000만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 독자적 핵무장에 나설 의지까지도 갖고 있다"고 강경 발언을 했다. 홍 대표는 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한다는 취지의 메시지가 나오길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자리에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홍 대표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전술핵 재배치는 군사적 효용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주장은 한미동맹 균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군축담당 특보는 "전술핵재배치와 자체핵무장은 남북 간 안보딜레마를 초래할 수 있어서 답이 아닌 것 같다"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아시아의 잠재 핵보유국' 저자인 마크 피츠패트릭 핵국제전략연구소(IISS) 소장은 "한반도 전술핵재배치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만약 미국이 전술핵재배치를 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자체핵무장을 하겠다며 또다시 위협을 가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에게 "자제 핵무장이 당신의 진짜 목표냐"고 되묻기도 했다.


홍 대표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 한복판에서 현 정부를 '친북좌파 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원색적 비난을 퍼부은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홍 대표는 "친북좌파 세력에 의해 대한민국 안보에 금이 가고 한미동맹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북한의 위협보다 더 두려운 위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를 제외하고 양국 정당과 의회 간의 직접 소통을 제안하는 다소 위험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전술핵 배치 주장, 한미동맹 균열 우려" 역풍맞은 洪  원본보기 아이콘

이에 대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당은 다르지만 같은 시대 정치인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자중자애하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냈다. 그는 "국감 와중에 외국에 가서 벌인 일이 현 정부를 원색 비난하고 외교적 혼선, 한미동맹의 균열을 부추기는 것이라니 참으로 한심하다"며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이번 방미를 통해 안보 이슈를 선점하고 대외적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로 보고 있지만 나라 안팎에서 반발만 사는 모양새가 됐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과장하게 해서 상대방에게 예측 불가성을 던지는 것처럼 홍 대표가 말하는 전술핵 재배치, 자체 핵무장도 미국에 대한 압박용이지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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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교수는 "정부와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외국에 가서 한국정부와 다른 입장을 펴면서 정부를 폄하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싸우긴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외부에 나가서 자국의 대통령을 비판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정부 때도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의원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에 가서 정부와 반대되는 입장을 펼친 바 있다"며 "국회 내부에서 논쟁하는 건 좋지만 외부에서 그런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한미, 한중 외교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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