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나파밸리]②전염병, 금주령, 지진에 이어 이번엔 산불
3년 전 강진 피해 딛고 일어선 나파밸리 덮친 최악의 산불
최근 '최악의 산불'로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 산지 나파밸리가 자연재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14년에도 25년 만에 찾아온 강진으로 500여 와인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나파밸리에서 지진이 일어난 때는 2014년 8월이었다. 진도 6.0의 지진이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을 강타했고 그 여파로 나파밸리의 와인산업은 1000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당시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8000만 달러가 넘는 손해를 봤다는 집계가 나오기도 했다. 나파 카운티의 와이너리 중 60%가 지진의 피해자였다. 지진의 피해를 딛고 일어선 나파밸리를 이번엔 3년 만에 산불이 덮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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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밸리 와인의 좌절은 최근의 지진, 산불 등 자연 재해뿐만이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봐도 캘리포니아 와인은 18세기 생산을 시작했지만 19세기 말 창궐한 포도나무 전염병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어 1920년대의 금주령은 이 지역의 와인 산업을 아사 직전까지 몰고 갔다. 금주령이 폐지된 뒤에도 캘리포니아 와인은 저급 와인으로 인식됐고 현재의 명성을 구축한 것은 고급 와인 생산에 주력한 1970년대 이후였다.
좌절과 영광이 교차하던 나파밸리의 와인 산업은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나파밸리를 최고의 와인의 명소로 키웠던 이 지역의 자연 조건이 현재 최악의 산불이 발생한 원인도 된다는 점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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