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업계 대상 미세먼지 배출 총량 규제키로
부작용 줄이려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도 전국 확대 시행

▲SK이노베이션의 울산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의 울산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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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석유화학ㆍ철강ㆍ발전ㆍ시멘트 4대 업종은 정부가 지목한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자로 지목됐다. 정부는 이들 업종을 포함해 국내 산업계의 미세먼지 배출량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수도권에만 적용된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가 이르면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처럼 미세먼지 3대 유발 물질인 질소산화물ㆍ황산화물ㆍ먼지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고파는 제도다. 정부는 석유화학ㆍ철강ㆍ발전ㆍ시멘트 업종을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군'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환경 규제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거래제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들이 미세먼지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보다 미세먼지를 덜 배출한 A기업은 거래소에서 미달분을 팔고, 더 배출한 B기업은 초과분을 사는 식이다. 당진ㆍ서산ㆍ울산ㆍ여수ㆍ포항ㆍ광양 등에 생산기지를 둔 사업자들이 주요 거래자가 될 전망이다.


◆배출총량 제한 부작용 줄이려…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 도입 계획

정부가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근거는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 법에 따라 수도권 공장들은 2003년부터 질소산화물ㆍ황산화물ㆍ먼지의 '배출 총량 규제'를 받아왔으며, '총량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매할 수 있다'는 조항에 의거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 거래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미세먼지 3대 유발 물질의 배출 총량을 규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배출 농도 중심으로 규제를 받아왔는데 앞으로는 총량을 제한받게 되는 것이다(8월7일자 1면 '미세먼지 표적된 4대업종, 환경세 폭탄 맞나' 참조). 총량 규제는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세먼지 배출 거래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 총량 규제로 어려움에 처할 기업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의 수도권 거래제는 유ㆍ무상을 모두 허용하는데 이같은 기조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일부 기업은 혜택을 볼 수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SK, 포스코, 한화, GS 등은 정유화학ㆍ철강ㆍ발전 계열사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며 "업황이 좋은 사업장이 미세먼지 배출권도 더 필요하기 때문에 그룹마다 전략적으로 계열사간 무상거래가 이뤄지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15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시작된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매물 부족으로 정상 작동하지 못하는 것처럼 미세먼지 배출량 거래제도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4대 업종의 미세먼지 배출 농도 기준을 강화할 계획인데다 내년엔 배출 총량까지 규제할 계획이어서 사업자들은 이중ㆍ삼중 규제를 받게 된다"며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 역시 탄소배출권 거래제처럼 내다 팔지 않으려고 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미세먼지 알고 잡자]내년부터 '미세먼지 배출권 거래제' 확대 시행 원본보기 아이콘

◆산업계는 부담 하소연…"총량 제한하면 생산확대 어려워져"


정부가 온실가스(이산화탄소)에 이어 미세먼지까지 배출총량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산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는 곧 기업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총량을 제한하면 설비 신ㆍ증설은 더 이상 힘들어질 수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다만 환경규제는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위기를 잘 대응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의 높아진 규제기준을 맞추다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총량제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정유와 석유화학, 철강 등 공장이 밀집한 지역이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업계는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설비 신ㆍ증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환경규제에 발을 맞추겠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갑자기 규제가 적용되면 관련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향후 설비 투자는 물론 기존 설비 역시 제대로 돌리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증가도 부담이다. 미세먼지 저감장치 설치에는 규모에 따라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환경규제를 준수하려면 기술을 개발하거나 비싸더라도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원자재를 구매해야 한다"며 "이는 곧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배출한 만큼 돈 내라…'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도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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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이 되는 규제는 총량제 말고도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이 있다.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것으로 사업장에서 미세먼지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만큼 돈을 내는 것이다. 일종의 종량제 개념으로 현재 kg당 2130원을 부과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군으로 지목된 시멘트 업계는 360억원, 철강업계는 300억원, 정유업계는 140억원을 해마다 '환경세'로 내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질소산화물은 고온의 제조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양이 대부분이라 배출 부과금이 신설되더라도 무조건 돈을 내고 공장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마치 담뱃세 인상처럼 성과도 없이 세수만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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