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은 왜…가구공룡 '이케아'를 겨냥했나?
복합쇼핑몰 기준 모호…유통규제의 불공정
백화점도 아웃렛도 '복합몰' 등록
'대형 매장에 쇼핑·오락시설' 이케아는 가구전문점 등록돼 규제 벗어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쉬운 것은 이케아는 쉬지 않는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정부의 복합쇼핑몰 규제에 대해 "정부가 쉬라면 쉬어야 하고, 법 테두리내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기업의 사명"이라면서도 외국계 가구공룡인 '이케아'를 빌려 형평성에 어긋나는 유통규제에 대해 간접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24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문을 연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오픈식 자리에서다.
문재인 정부는 대형마트처럼 복합쇼핑몰도 월2회 의무적으로 쉬게 하는 규제를 추진 중이다. 도시계획단계부터 상업지역을 제한하고, 상권평가도 더욱 깐깐하게해 복합쇼핑몰의 출점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복합쇼핑몰의 기준은 모호한 상황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선 복합쇼핑몰을 '매장 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 쇼핑, 오락 및 업무기능 등이 한곳에 집적됐고, 문화ㆍ관광시설로 역할을 하며, 1개의 업체가 개발.관리 운영하는 점포의 집단'으로 정의했다.
2000년 5월 서울 강남에서 코엑스몰을 시작으로 쇼핑과 엔터테이먼트를 한 번에 즐길수 있는 복합쇼핑몰이 잇따라 생겼지만, 실제 복합쇼핑몰로 등록된 곳은 유통3사를 합쳐 8개에 불과하다. 현행법에선 유통매장의 개설이 등록제여서 업체가 자율적으로 업태를 결정한다. 그 결과 롯데는 아웃렛 6곳을 복합쇼핑몰로 등록했고,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복합쇼핑몰로 등록됐다. 하지만 업계에서 복합쇼핑몰로 간주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이나 삼성동 코엑스몰, 용산 아이파크몰은 쇼핑센터 등으로 등록됐다.
더욱이 2015년 국내에 진출한 가구전문점 이케아의 경우 1호점인 광명점이 연면적 13만1550㎡, 판매매장면적 5만9000㎡의 세계 최대 매장으로, 가구는 물론 생활용품 판매와 전시,푸드코트,식품매장까지 갖추고 있어 주말마다 가족단위 나들이객으로 붐빈다. 하지만 이케아는 '가구전문점'으로 등록돼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이 도입될 경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백화점협회는 최근 정부에 입법 과정에서 '백화점ㆍ할인점ㆍ아울렛 등 대형 점포가 2개 이상 들어선 연면적 5만㎡ 또는 6만㎡ 이상의 복합시설'을 복합쇼핑몰로 정의해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정부도 복합몰규제에 앞서 기준을 마련 중이다.
이미 의무휴업이 도입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도 형평성에 어긋나기는 마찬가지다. 생활용품 판매점인 다이소의 경우 생활용품 뿐 아니라 인테리어 제품과 식료품까지 취급해 '변종 SSM'이라는 지적을 받고있지만, 출점 제한 등 각종 유통규제에서 비켜났다. 1997년 국내에 첫 점포를 낸 후 현재 전국에 118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명동에 8층 규모의 대형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이케아를 꺼내든 것은 이같은 불평등한 유통규제의 부조리를 조준 사격한 것이다. 특히 복합쇼핑몰의 경우 각 지방자치단체가 유치에 앞장서면서 출점을 계획해왔지만, 인근 지자체의 반대와 새 정부의 규제정책이 맞물리면서 최근 무산 위기에 몰렸다. 정 부회장은 최근 부천신세계복합몰 입점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부천과 인천 간 분쟁, 갈등이 해소돼야만 우리가 들어갈 수(입점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 규제가 시스템이 아닌 정치권력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것을 꼬집은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하청업체 등에 대한 갑질을 규제하는 것은 옳지만, 대기업이 운영하는 매장만 무조건 규제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않고,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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