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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고인들 항소심서 '감형'…신현우 징역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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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우 전 옥시 대표

신현우 전 옥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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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른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1부(이영진 부장판사)는 26일 신 전 대표 등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신 전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사정이 딱한 것은 알지만 피고인들도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건이라서 유심히 잘 살폈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안이하게 생각해서 이렇게 큰 사태가 온 것에 대해 책임 묻는 게 옳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고도의 주의 의무를 가져야 하는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 안타깝다"며 "피해자 수가 100여명을 넘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건보다 엄중한 책임 묻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작하는데 초기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또 피고인들도 인체에 유해하다는 생각 없이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에게 (가습기 살균제를) 나눠줬을 뿐 아니라 일부 피고인은 자신의 딸까지 사망하게 한 참담한 결과를 야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또 피해자에 대한 배상, 보상에 적극 노력해 공소제기 된 피해자 중 92%에 대한 피해자들과는 합의가 됐다"며 "특별법이 제정돼 다수의 피해자들이 구제 받을 수 있는 상황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존 리 전 대표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원료 중간 도매상 CDI 대표 이모씨는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존 리는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보고 받지 못했고 '살균 99.9%, 아이에도 안심'이라는 광고가 거짓이라는 것도 보고받지 못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씨에 대해서는 "원료 판매한 사람으로서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예견 할 수 없었다고 본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와 조모씨에 대해서도 1심의 징역 7년을 깨고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선임연구원 최모씨에게는 징역 4년이 선고됐다.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는 징역 7년에서 징역 5년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옥시 제품을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에겐 금고 4년에서 금고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각각 감형했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거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PHMG가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ㆍ판매해 수백명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다.

이들은 제품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는데도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받았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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