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클럽 초청 세미나 참석…"워싱턴 전문가들도 대화 여지 있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는 6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화성-14형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반응과 관련해 "미 국무부가, 틸러슨 장관이 너무 쉽게 결론내린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클럽 초청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정부와 한미동맹'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해 '특보가 아닌 교수 자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문 교수의 이 같은 견해는 제재 보다는 대화를 통한 북핵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본인의 소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미국은 ICBM 안정성을 위해 15~17차례 테스트를 하는데, 북한은 실험 빈도수가 많지 않다"고 MIT 교수의 주장을 이어서 소개했다.
문 교수가 다른 전문가의 발언을 소개했지만 결국 본인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문 교수는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를 북핵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워싱턴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한다"면서 "화성-14형을 발사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새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도 보다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로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핵폐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이라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이번 ICBM 발사로 무산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동결의 의미는 있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과 미국 모두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북한이 핵을 제대로 관리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사실은 더 크다"고 말했다. 핵물질 관리를 강화해 핵을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결국 동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핵미사일을 갖고 공세적으로 나올 때일수록 오히려 남북 대화를 통해 재래식무기의 충돌이 없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ICBM 시험 이후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이 아무리 미국과 단독회담을 하려고 해도 한미가 긴밀히 협력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서울을 통해 오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한미동맹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교수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크게 손해볼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 자체가 의미있고, 한중관계 개선에도 좋다"고 평가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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