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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참골단(肉斬骨斷) 내세운 홍준표, 어게인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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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前 친박계 협공으로 대표직 물러나

'인적 혁신', 親朴 핵심 청산이란 해석도
지명직 최고위원에 이종혁 前 의원 임명

洪, 네거티브에서 포지티브로 對與 공세 전환 해석도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혁신으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
4일 오전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의 최고위원회의장에 내걸린 현수막은 밤새 문구가 바뀌어 있었다. 전날까지 자리를 지킨 '이게 나라다운 나라입니까?'란 문구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홍준표 신임 한국당 대표는 회의에서 "이번 주까지 당내 인선을 정비하고, (외부 인사 중심의) 혁신위원회도 조속한 시일 내에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치 일선 복귀 첫날 첫 회의에서 인적 혁신을 앞세워 당선 인사를 갈음한 셈이다.

정치 감각이 탁월한 홍 대표가 대선 패배에도 6년 만에 다시 당권을 거머쥐면서, 정치권에선 벌써 해석이 분분하다.

하룻밤 사이에 바뀐 현수막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에 '네거티브'로 일관하던 보수 제1야당이 자기혁신을 내세운 '포지티브' 공세로 전환할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 대표는 전날 당선 직후 "누구를 쓰느냐는 정권의 마음"이라며 "비정상적 상황에서 태어난 정부가 내각 구성도 못 하도록 방해한다는 인상을 줘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새 정부를 '주사파 정부'라고 폄훼하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하지만 그의 재등장은 벌써 당 안팎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대선은 물론 전당대회 과정에서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선 홍 대표가 안정적으로 당을 꾸려갈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홍 대표는 2011년 한국당의 전신인 옛 한나라당 대표에 당선됐다가 친박계의 협공으로 다섯 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장 그가 예고한 외부 인사 중심의 혁신위는 친박 핵심 세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친박 세력에게 정치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또 인적 쇄신의 방법으로 '공천'과 함께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의 '육참골단(肉斬骨斷)'을 언급했다.

뒷배는 당원과 대의원들이 봐줄 모양새다. 홍 대표는 당내 선거인단의 전폭적인 지지(72.8%)를 얻어 당선됐다. 이번 전대를 기점으로 한국당이 집단지도체제에서 당 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로 바뀐다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당원ㆍ대의원들은 전대에서 친박이 아닌 '친홍' 이철우ㆍ류여해를 1, 2위로 최고위원에 당선시켰다.

하지만 홍 대표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한국당의 현역 의원 대다수는 옛 친박계로 분류된다. '친박 돌격대'인 김태흠 의원과 친박계 원외 인사인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도 이번 전대를 통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홍 대표가 "내부 총질은 안 된다"고 못 박았지만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당내에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보수 우파 재건과 쇄신은 험난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뚜렷한 계파나 지지 세력이 없는 홍 대표의 혁신 작업이 강경ㆍ수구 보수층의 반발을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당 혁신위와 윤리위를 사실상 외부 인사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인사가 위원회마다 한 명 정도 들어가지만,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홍 대표는 회의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여의도연구소 상근부소장 출신인 이종혁 전 의원을 임명했다. 18대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이 신임 최고위원은 부산 출신으로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경남도청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했고, 지난 대선에선 홍 대표의 대선후보 특보단장으로 일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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