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한달]정부부처 주문 늘어가는 '국정기획위'…'文정부 공약 이행방안 압박'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임철영 기자]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정부 부처에 대한 본격 압박에 나섰다. 국정기획위가 점차 무소불위의 인수위원회로 진화하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 관측된다. 국정과제 기본틀 마련을 앞두고 김진표 위원장을 포함한 각 분과 위원들의 압박 수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국정기획위의 역할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행이라는 명분에 힘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8일 국정기획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보고 보이콧을 선언했던 경제2분과위원회는 전일 긴급 기자브리핑을 열고 해당 부처에 오는 9일까지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방안 제출을 촉구했다. 미래부 추가 업무보고 이후 "지금 수준의 보고는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사흘만이다.
압박은 미래부에만 국한 하지 않는다. 국정기획위는 전일 농림수산식품부 추가 업무보고에서도 쌀값 안정화 대책을 포함해 가뭄 대책,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대책 등을 광범위하게 주문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관련 부처는 가계부채 대책, 창업기업 자금 지원 방안,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 자영업자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8월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만큼 국정기획위의 주문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국방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포함해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실ㆍ국장들을 수시로 불러들어 보고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공약을 이행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때까지 '군기반장' 노릇을 톡톡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진표 위원장이 1차 업무보고를 끝내고 "보수정권 하에서 공직사회가 지나치게 보수화됐고 무사안일에 빠져있다"고 평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전체회의는 물론 합동 업무보고와 현장 간담회의 횟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합동 업무보고는 물론 필요에 따라 현장 간담회가 수시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계획이 업무보고와 간담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국정기획위와 관련해 역할이 중첩된다는 부분도 문제다.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일자리위원회와 상당 부분 영역이 중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와의 업무 영역 충돌도 우려된다.이 때문에 장단기 업무의 분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시조직인 국정기획위는 일단 5년 중장기 계획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실정이다.
국정기획위는 다음주 '5대 목표, 20대 전략, 100대 과제'를 기본틀로 하는 문재인 정부 5개년 국정방향을 확정할 방침이다. 적어도 주말까지 과제 선정을 마무리해야하는 만큼 시간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국정기획위는 21일까지 이행계획을 담은 중간 안을 만들고, 30일까지 최종안 확정할 계획이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국정기획위에 대한 우려는 이미 듣고 있다"면서도 "큰 틀의 국정방향을 짜는 것이 국정기획위의 역할인 만큼 국민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도 꾸물댈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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