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고용 또 외면한 대기업…무려 35곳 불명예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자동차, LG, 포스코, CJ, 한진 등 국내 22개 대기업의 계열사 35곳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회피한 명단에 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특히 대한항공, 한국씨티은행, 농심, 하나은행 등은 최근 3회 연속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자라리테일코리아, 이베이코리아, 한진관광,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32곳은 단 한명도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18일 장애인 고용 실적이 현저히 낮은 국가·지자체 8곳, 공공기관 19곳과 민간기업 521곳 등 548곳의 명단을 공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사전예고한 1042개소 가운데 올해 3월 말까지 장애인 고용노력을 기울인 494개 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곳이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주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공공기관 중 장애인 고용률이 1.8% 미만인 기관,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민간기업 중 장애인 고용률이 1.35% 미만인 기관 등은 명단공개대상에 해당한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는 경향이 컸다. 자산 총액 상위 30대 기업집단의 경우 삼성·SK·롯데·한화·두산·LS·에쓰오일·KT&G 등 8개소를 제외한 현대차, 포스코, LG, CJ, 현대중, 한진, 신세계, 금호아시아나, 대림그룹 등 22개 기업집단의 계열사 35곳이 명단 공표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한진그룹은 한진관광, 대한항공, 진에어 등 3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대림그룹 역시 고려개발, 대림코퍼레이션, 삼호 등 3개 계열사가 명단에 올랐다. LG그룹은 범한판토스, 하이엠솔루텍주식회사에서, 신세계는 에브리데이리테일, 신세계 건설에서 각각 의무고용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호텔현대·현대E&T, 현대차그룹의 현대오트론, CJ그룹의 CJ헬로비전 등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씨티은행, 서울보증보험, 현대엘리베이터, 농심, 하나은행 등 273곳은 최근 3회 연속으로 장애인 고용실적 저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민간기업의 경우 상시근로자 1000명 이상 118곳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기업 다수가 장애인 고용을 외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올, 겔랑, 메이크업포에버 등 유명 수입화장품을 판매하는 기업인 엘브이엠에이치코스메틱스(LVMH코스메틱스)의 경우, 현행 방식의 명단공표가 시작된 2008년부터 무려 15회 연속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장애인을 전혀 고용하지 않은 기관도 22곳으로 파악됐다. 자라리테일코리아, 대진맨파워, 이베이코리아, 대한해운, 경기테크노파크, 중앙대학교산학협력단, 이화여대산학협력단, 중소기업연구원, 서울시립교향악단 등이다.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서는 한진그룹의 한진관광과 GS그룹의 GS O&M의 장애인 고용실적이 0(제로)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인 고용을 선도해야 할 공공부문에서도 국회와 서울특별시교육청 등 7개 교육청이 명단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교육기관은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등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불명예스러운 성적표다.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에서는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국방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경북대학교병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그랜드코리아레저, 서울시립교향악단,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 19곳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 사전예고 후 올해 3월까지 정부의 이행지도, 기업의 노력에 힘입어 494곳이 명단공표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가운데 229곳에서는 장애인 1015명을 신규 채용하는 성과도 거뒀다. 한샘, 한국국제협력단, 부산대학교치과병원 등 23곳은 법정 의무고용률 2.7%를 달성했다.
박성희 고용부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올해와 2019년에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각각 0.2%씩 상향 조정되는 만큼, 이에 맞춰 장애인의 고용을 늘리고 명단 공표 대상이 대폭 줄어들 수 있도록, 장애인 인식교육 강화, 대기업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확대, 장애인 직업능력개발 인프라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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