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틀이 지나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대통령 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5년마다 새 정부가 출범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4년 2개월여 만에 인수위원회도 꾸리지 못한 채 신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더구나 한동안 리더십의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상황이다 보니 새 정부가 출범한다는 사실 자체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새 정부가 짊어져야 할 짐은 무겁기만 하다.
북핵을 포함한 대내외 정세도 그렇거니와 특히 미국과 관련한 통상문제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과제로 주어져 있다.
우리 스스로 풀어가야 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고 거기에다가 주변국과의 협조적 관계를 유도하면서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들도 간단치 않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이제 새 정부의 경제정책은 다음과 같은 상황을 고려해 실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대내적으로 우리 경제의 3대 뇌관이라고 볼 수 있는 가계부채 부동산 자영업 문제를 연립방정식으로 풀어가야 한다. 이 세 과제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서로 단단히 얽혀 있다. 가계자산 가치의 70%가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고 그중 반이 조금 넘는 40%는 자기거주 주택이고 30%는 기타부동산이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가계부채 변제능력을 현저히 감소시키면서 소위 대차대조표 불황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영업의 경우 경기가 최악을 벗어나면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워낙 경쟁이 심하고 공급이 과잉돼 있는 레드오션 분야가 많아서 안심하기 힘들다.
또한 자영업 자체도 빚이 대단히 많다. 분류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소상공인대출과 자영업자 가계대출을 합쳐 최대 650조원으로 파악된다. 취약한 민간소비의 활성화 등을 통해 자영업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둘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를 위한 씨뿌리기 차원에서 기업들의 신규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체계를 잘 설계해 제공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 민간과 정부가 신규 분야 진출에 대한 위험을 분담하도록 하되 정부가 조금 더 위험을 부담하면서 민간이 수익을 더 가져가도록 설계를 할 경우 신규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일자리 창출에 따른 수혜를 골고루 누릴 수 있게 된다.
기업에 제공되는 유인체계를 특혜라는 식으로 보면 상당한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기업지배구조의 개선문제도 유인체계의 설계와 잘 병행해 실행돼야 한다.
셋째, 대외적인 통상문제를 지정학적 문제와 연결해 세심하게 풀어나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흑자를 내는 나라들이 미국을 이용해 돈을 벌면서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불량국가라는 식의 인식을 갖고 있다.
대미흑자 1, 2, 3위인 중국, 독일, 일본의 지도자들이 이미 미국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대미흑자를 줄이는 노력을 통해 이에 대한 대처를 하되 이로 인해 생기는 공백을 신규시장 개척 등을 통해 보충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출범하는 새 정부가 과거보다는 미래를 중시하면서 키움과 나눔의 문제에 대한 투트랙 접근을 통해 균형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 이를 통해 한국경제가 순항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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