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조사 결과 금융감독 효율성 또 최하위 수준 기록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반 아이가 떠들면 담임을 문책하듯이 금융에 사고가 나면 무조건 감독원을 탓을 한다. 당국은 금융사들에 담임 이미지보다 심판 이미지를 강화해야 한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사진)의 말이다.
윤 원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금융당국은 '코치'가 아니라 '심판'을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빗대며 "당국은 심판 이미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윤 원장이 이 같은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이날 발표된 KIF 금융신뢰지수에서 금융감독원의 효율성 지수가 최하위권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회사고객서비스(93.1)와 금융종사자신뢰도(90.6) 점수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정보유출이나 불완전 판매 같은 사건이 많았음에도 점수가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국민들은 금융회사를 (금융감독당국보다) 더 믿는 경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 접하면서 소통을 많이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원장은 "다른 항목보다 감독당국과 관련된 점수가 낮은 것은 '담임효과' 영향이 크다. 학급 아이들 중 누가 떠들면 담임선생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윤 원장은 당국이 '담임'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며 감독당국은 심판이 돼 선수들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공정하게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만큼 한국은행이 디플레 파이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금리가 2.0%대에서 1.0%대로 변하면 (경제의 직접적 영향보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디플레파이팅을 해야 하는 시대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KIF 금융신뢰지수'가 86.2점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고 11일 밝혔다. 금융신뢰지수는 100 이상이면 긍정적 답변이, 100 이하면 부정적 답변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9~13일에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다.
9개 항목으로 영역을 나눠 신뢰지수를 측정한 결과 국내 경제에 대한 신뢰도는 55.4로 가장 나쁜 점수가 나왔고 금융감독의 효율성 신뢰도(60.9)가 그 다음으로 나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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