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담장 밖의 수선화에게'로 첫 메가폰 잡은 배우 서동수
-"70년 동안 이어져 온 삶의 단면, 저마다 입장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들 것"


▲배우 서동수

▲배우 서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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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고발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배우 서동수(50·사진)씨가 데뷔 27년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영화 '담장 밖의 수선화에게'로 메가폰을 잡았다. 출연 배우와 스텝들을 확정한 상태로 곧 촬영에 들어간다. 서씨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부끄럽고 죄송해 혼자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인데 공분의 이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지 않느냐"며 "우리들과 피해자들 간 공통분모를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1944년 혼례식장에서 징병에 끌려간 신랑(세현)을 찾겠다며 일본으로 갔다가 위안소로 가게 된 후 연락이 끊긴 신부(귀옥)의 이야기다. 70년 세월이 지난 후 세현의 손녀가 일본인 아오키와 귀옥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동명이인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알려지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제 사연들이 영화 속에서 소개된다. 정부에 공식 등록을 하지 못한 위안부 피해자부터 친모와 양모 모두 위안부였던 사례 등이 다뤄진다.

시나리오 작성과 감독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서씨는 처음엔 거절했다. 서씨의 말 그대로 '지속적인 고민과 묵상이 뒤따라야 하는, 수명 단축의 길'로 접어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독 요청을 거절하기 위해 변명을 찾으려던 서씨는 법당 앞에 핀 수선화 세 송이를 보면서 설명할 수 없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 각색을 부탁받아 자료를 들고 절로 들어갔는데 그 자료를 보면서 혼자 많이 울었다"며 "주인공으로 나오는 손녀가 위안부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진실을 알게 되는 과정에 드라마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존 위안부 소재 영화처럼 단순히 피해자들이 당했던 처참한 상황만을 주시하지 않는다. 세현이 새로운 가정을 이뤘음에도 귀옥을 잊지 못한 것처럼 70년째 끊어지지 않은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된 맥락이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일본인 아오키의 등장이다. 주인공 손녀를 키다리아저씨처럼 도와주는 역할로 일본 3세대들의 입장을 견지한다. 영화 속 아오키는 위안부를 정상적인 경제 활동의 일환으로 자행한 일로 치부하는데 이는 일본과 한국 대학생들의 실제 토론 녹취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서씨는 "할머니들을 통해 알게 되는 진실을 토대로 두 사람의 갈등과 충돌이 그려진다"며 "한일 3세대들 간 아픔에 대한 공유의 지점도 찾아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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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배우들도 동참을 약속했다. 배우 전무송, 문숙, 정한용, 이한위, 최선자 등이 출연을 확정해 영화에 힘을 보탰다. 영화 소재가 지닌 무게 탓에 투자 받기가 어려워지자 자체적으로 스토리 펀딩도 진행 중이다. 다음달 20일까지로 예정된 펀딩 프로젝트에는 현재까지 300여만원이 모였다.


서씨는 "영화 속에는 70년 동안 이어져 온 삶의 단면들이 드러난다"면서 "시나리오를 쓰면서 느꼈던 느낌 그대로를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입장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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