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1개 하수·폐수처리시설 비리 무더기 적발
국내 최대 안양박달하수처리장도 비리로 얼룩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전국 하수·폐수처리시설을 조성하면서 공사비 과다지급, 불법 하도급 등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무더기 적발됐다. 국내 최대 지하 하수처리장인 안양박달하수처리장도 포함됐다.
정부 부패척결추진단은 올해 2~3월 국고보조사업 중 '하수 및 폐수 처리시설 사업'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 54개 지방자치단체의 80개 하수·폐수처리시설 가운데 27개 지자체의 41개 사업장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총 321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내 최대 규모의 안양박달하수처리장 조성 공사가 비리로 얼룩졌다. 안양시 공무원과 한국환경공단 직원은 악취배출구 4개를 1개로 통합하는 등 5건의 설계변경을 승인하면서 추가 공사비 38억7162만원을 부당하게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컨소시움에 지급했다. 이 공사는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발주돼 시공 과정에서 발주처 책임이 아닌 사유로 발생한 추가 공사비는 시공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발주처인 한국환경공단은 시공사가 6개 공사(296억원)를 도급액의 82% 수준으로 저가 하도급을 준 사실을 알면서도 그대로 시공하도록 했다. 기계공사의 경우 도급액 22억4000만원의 38.8%인 8억7000만원에 하도급업체에 공사를 맡겼다. 재하도급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 하도급업체는 21억 원 상당의 악취포집설비 공사를 무자격업체에 재하도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패척결추진단은 공사비를 과다 지급한 안양시 공무원 등 관련자 7명의 징계를 요구하고, 공사비를 환수하도록 했다. 한국환경공단 직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불법 하도급 및 무자격 시공한 업체들에 대해 입찰참가 자격 제한 등 행정제재를 요구했다.
또 전국에 걸쳐 10개 폐수종말처리시설과 20개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331억7700만원의 공사비가 부당하게 증액돼 시공되고 있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 공무원 4명 징계 요구, 설계업체 벌점부과, 시공사에 공사비 환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부실하게 시공하거나 감리한 업체, 불필요한 시설을 설치한 예산을 낭비한 사례 등을 적발해 제재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박순철 부패척결추진단 부단장은 "'눈먼 돈'으로 인식돼 관리가 소홀한 국고보조 사업 중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 대한 실시간 감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며 "비리 발생을 사전에 막고 국고 누수를 방지하는 한편 시설물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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