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파면 직후 법정서 朴혐의 파고든 검찰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한 이후 처음 열린 최순실(구속기소)씨의 강요ㆍ직권남용 혐의 관련 공판에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공모 정황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서 검찰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상대로 박 전 대통령과 연결되는 각종 정황에 관한 날카로운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2015년 1월9일 김 전 차관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청와대에 보고를 갔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딸인 정유라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딸을 아낀다고 생각했느냐"고 물었다.
김 전 차관이 "그렇다"고 답하자 검찰은 "(당시) 대통령의 뜻과 최씨의 뜻이 같다고 느꼈느냐"고 물었고 김 전 차관은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기획 김재열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대통령이 영향을 미쳐 삼성에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죠"라고 물어 "그렇다"는 대답을 끌어냈다.
검찰이 "최씨가 대통령에게 인사 및 각종 이권을 청탁하면 (실현) 된다고 느꼈나"라고 물은 것에도 김 전 차관은 "일부는 그렇게 느꼈다"고 답했다.
변호인과 함께 피고인 석에 앉아있던 최씨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지만 김 전 차관의 이 같은 대답에 때때로 천장을 바라보거나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정준희 문체부 서기관이 당시 '최씨의 K스포츠재단에 부정한 지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거부했을 때도 정 서기관에 지속적으로 추진하라고 강요한 것에 대해서도 "제 생각이라기보다는 청와대 지시도 있었고, 최순실도 직접 요청을 했었다"고 답했다.
한편 헌재는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모금 등 최씨와 관련된 모든 사안에서 "박 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했다"며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중대한 법 위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검찰이 지난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을 '재단 강제모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강요와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한 것과 결이 같다. 결과적으로 헌재의 결정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힘을 보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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