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베트남 女용의자, "코미디 영상 찍는 줄" 억울함 주장

김정남 살해 용의자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 사진=도안 티 흐엉 SNS 캡쳐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된 여성들이 당시 코미디 영상이나 TV쇼를 찍는 줄 알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6일 베트남 외교부에 따르면 용의자 중 한 명인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은 전날 말레이시아 주재 베트남대사관과의 면담에서 김정남 암살과 관련, 자신은 이용당했으며 코미디 영상을 찍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흐엉은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와 함께 김정남을 독극물로 공격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해당 독극물이 신경성 독가스인 'VX'라고 발표했으며, 흐엉은 구토 등 VX 노출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외교부는 "흐엉의 건강이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지만 흐엉이 VX 중독 증상을 보였다가 회복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베트남 외교부는 흐엉이 베트남 남딘 성 출신의 1988년생 자국민이라고 공식 확인했으며, 말레이시아 법과 국제관행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것을 현지 대사관에 지시했다.

베트남 아이돌 오디션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는 흐엉은 연예 지망생으로 알려졌다. 또한 흐엉의 페이스북에는 한국인 친구가 20여명 정도 등록됐으며 작년 11월에는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에 구금된 아이샤는 25일 주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대사관 면담에서 누군가에게 속아 김정남 암살에 가담했으며, TV쇼를 위한 장난인 줄 알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대사관 측은 "아이샤가 그런 행동을 하는데 400링깃(약 10만2000원)을 받았으며 독극물인지는 모르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2일 수사 결과 발표에서 장난인 줄 알고 김정남 암살에 동참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은 거짓이며, 이들이 예행연습을 한 것은 물론 독극물의 독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