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ADR, 국내 유동성 훼손하지 않아"
"상장 시장 아닌 기업가치 본질 집중해야"

편집자주SK하이닉스가 연내를 목표로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시장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0여년 전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1호 기업'으로 뉴욕증시에 입성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사례를 통해 ADR 상장 효과와 한계를 짚어봤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222,000 전일대비 3,000 등락률 -0.24% 거래량 3,055,534 전일가 1,225,000 2026.04.24 15:30 기준 관련기사 조선주, 호실적에 AI 확장까지?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하나 "같은 주식인데 왜 가격이 다르지?" 하이닉스도 '美상장 프리미엄' 붙을까[SK하이닉스 ADR 날개①] 월가 전문가 "삼성전자도 하이닉스처럼 美증시 상장해야"[SK하이닉스 ADR 날개③] 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관련 투자자 우려도 공존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고 글로벌 자금 유입의 계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지분의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천야오퉁 대만 밍촨대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주 발행을 통한 ADR 방식에 따른 주주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 대해 "원칙적으로 이러한 우려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영향은 발행 규모와 조달 자금의 활용 효율성에 따라 달라진다"며 "자금이 성장에 기여한다면 장기적으로 희석 효과를 상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지난해 10월 TSMC의 ADR 프리미엄을 분석하는 논문을 제1 저자로 발표했다.

천야오퉁 대만 밍촨대 교수(왼쪽)와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천야오퉁 대만 밍촨대 교수(왼쪽)와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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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당초 자사주를 기반으로 한 ADR 상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2조2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서 시장에서는 신주 발행을 통한 상장 방식을 유력하게 꼽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고, 발행 규모나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997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에 먼저 ADR 상장을 한 TSMC도 국내 시장 유동성 감소나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었다. 천 교수는 "당시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국내 시장의 유동성을 해외로 분산시키고,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며 "ADR 상장은 TSMC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지만, 국내 시장 유동성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만인인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DR 상장 관련 우려를 일축하며 그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에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당초 자사주를 활용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바뀌며 거부감을 갖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투자자들이 간과한 것은 신주를 발행하면 회사에 현금이 들어온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론적으로 그 현금은 주주들의 것"이라며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돈을 썼고, 신주를 발행하면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결국 본질적 가치는 동일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주당 가치가 변화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ADR로 확보한 자금을 투자에 쓴다는 점에서도 ADR 상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왕 교수는 "만약 부실기업이라면 신주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을 지배주주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할 수 있지만,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는 어느 시장에 상장하느냐가 아닌 기업 가치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TSMC의 본주와 ADR은 대만과 미국 종가 기준(3월 말) 10~11% 정도 가격이 차이가 난다"며 "ADR은 유동성이 높은 시장에 상장해 거래가 많기는 하나, 중요한 것은 어떤 주식이든 결국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더멘털이 변하지 않는 한 그 가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또 무작정 ADR의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자 전략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세금 등 투자자 개인 상황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대만 세제하에서는 소액투자자는 TSMC 본주를, 대규모 투자자는 ADR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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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교수는 "프리미엄이 유지되지만 11%가 크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며 "환율, 세금, 유동성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두 경우 모두 TSMC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가격에) 큰 출렁임은 없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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