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설 연휴 직후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모은 세뱃돈으로 등록금 마련과 경제교육과 삼아 가입했던 어린이펀드의 인기가 사그라들고있다. 수익률 부진과 교육 마케팅 프로그램 부족으로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고 펀드 자체도 소규모가 많아 펀드매니저의 관심 밖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부터 지난 8일까지 약 일주일간 어린이펀드 24곳에서 총 67억원이 순유출됐다. 연초 이후로는 295억원, 최근 3년 사이엔 총 8318억원이 빠져나갔다. 2012년 말 기준 어린이펀드 56개에 설정액은 2조2000억원에 육박했으나 현재엔 24개에 설정액은 964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14년 4월 이후 새롭게 설정된 어린이펀드 상품도 전무하다.

일년전 전체 어린이펀드 중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돈이 들어와 주목받았던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의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 1(주식)(모)'에도 올초 이후 1억원이 이탈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증권자투자신탁G 1(주식)'에도 92억원이 순유출됐으며 '신한BNPP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도 68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익률도 썩 좋지않다. 대부분 액티브 주식형펀드로 이뤄진 어린이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4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94%)에도 못 미친다. 차라리 국내 인덱스 주식형펀드에 돈을 넣었다면 3.17%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개별펀드로는 'KB온국민자녀사랑증권투자신탁(주식)C 5'가 -3.73%로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이 같은 부진은 어린이펀드 대부분이 덩치가 작은 자투리펀드로 이뤄져 있어 펀드매니저로부터 제대로 된 관리를 받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한명당 평균 6개의 펀드를 담당하지만 심한 곳은 혼자 48개의 펀드를 관리하는 곳도 있다. 게다가 어린이펀드는 대부분 액티브펀드라 펀드매니저의 관심에서 멀어질수록 수익은 부진할 수밖에 없다.


운용사에서도 과거엔 펀드에 일정금액을 넣으면 아이들에 해외탐방을 지원하고 펀드매니저를 통한 금융교육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개발했으나 최근엔 관련 프로그램을 새롭게 진행하는 곳은 거의 없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과거엔 어린이펀드와 관련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지만 워낙 소규모라 최근에 내놓은 신규 상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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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도 최근 소규모펀드(펀드설정일이 1년 초과된 펀드 중 운용설정액 50억원 미만)에 관한 정리 작업을 진행하는 분위기라 일부 어린이펀드는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일 기준 운용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어린이펀드는 총 9개다.


황윤아 KG제로인 연구원은 "최근 어린이펀드는 신상품도 없고 돈이 계속 빠져나가는 추세"라며 "딱히 세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테마 자체의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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