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닦기→닦아내기·전장→설치…정체모를 방제용어 바꾼다

국민안전처 해경본부, 26개 단어 순화-통일안 시행

완도해경, 해양오염 대비 지역합동 방제훈련 실시. 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해양경찰에 갓 입사해 해양오염방제 업무를 맡은 A 직원은 상사로부터 "무지개 빛 유막을 수포작업으로 자연방산하라"는 말을 듣고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다시 물어 보니 "소화포(물대포)를 쏴서 기름막(유막)을 분산ㆍ소멸시켜라"는 말이었다. 뿐만 아니라 평상시 직무상 사용하는 법률ㆍ업무 용어 등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 아니라 일본식 한자어나 외래어 등이 뒤섞여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는 어려운 일본식 한자어나 외래어 등으로 점철된 해양오염방제 용어 26개를 선정해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말로 순화ㆍ통일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표적으로 'HNS(Hazard-Noxious Substances) 사고'를 유해화학물질사고(화학사고)로 바꾼다. HNS사고란 해양환경에 악양항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액체물질(기름 제외)이 해상에 유출된 사고를 말한다. 오일펜스를 사용해 해상에 유출된 기름을 모으고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오일펜스 전장(展張)도 '오일펜스 설치'로 순화한다. 물대포를 쏴서 해상에 부유된 엷은 유막 형태의 기름띠를 분산시키는 작업을 말하는 '수포(水砲) 작업'도 이해하기 쉽도록 '소화포 이용 유막 분산 조치'로(약어 : 유막분산조치) 바꿨다.

갯가에 부착된 기름을 유흡착재 등으로 닦아내는 방제 방법을 뜻하는 '갯닦기'라는 용어도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닦아내기'로 순화하기로 했다.

해경본부는 이를 위해 관련 학자, 해양환경관리공단, 해양방제협회, 충북대 국어문화원 등의 자문을 얻었다. 일본식 한자어ㆍ외래어 등을 이해하기 쉽게 순화한 게 19개, 관용적으로 혼용해 사용하는 언어를 대표 용어로 통일한 게 7개다. 해경은 앞으로도 계속 순화ㆍ통일이 필요한 해양오염방제 용어를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김형만 안전처 해양오염방제국장은 "전문가들조차도 용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누구나 쉽게 쓰고 알기 쉬운 표현으로 바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이번에 바꾼 용어들을 적극 홍보해 사용토록 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용어를 순화ㆍ통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