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 획득을 놓고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1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면세점은 경기 불황 속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매력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공약들도 내건 가운데 기존 면세점들은 다양한 마케팅과 전략을 내세워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실전 경험이 곧 자산=정연아 롯데면세점 상품전략팀 MD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인큐베이팅관'의 일환으로 본점에 설치된 '블루밍 뷰티 존'을 운영하고 있다. 블루밍 뷰티존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 브랜드를 발굴해 면세점에서 판매는 물론 롯데면세점 해외점 입점, 브랜드 홍보 지원 등을 통해 국내외 면세시장 진출을 돕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정 MD는 본점에 입점된 전 브랜드를 총괄 관리하고 있다. 브랜드 입점부터 레이아웃, 결품율 관리, 담당 바이어 평가, 브랜드 간담회 등이다.
그가 총괄 역할을 한 결과, 소공점 일평균 매출은 평균 8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같은 매출효과는 정 MD의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창출됐다. 그는 신규사업팀 시절 호주, 마카오 등 해외 면세점 입찰 및 본점, 인천공항점, 월드타워점 등 다수 면세점 신규 사업에 참여하면서 면세점 운영 역량을 키운 인물이다. 상품전략팀으로 이동 후에도 본점 확장 공사, 중소기업 인큐베이팅관 등 굵직한 사업을 기획하며 브랜드 유치 및 운영을 총괄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한다=방윤미 신라면세점 온라인 단독 브랜드 MD는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용품 카테고리를 기획한 인물이다. 반려동물 키우는 국내 인구 1000만명, 중국 90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말부터 시작해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데는 방 MD의 도전정신이 작용했다. 패션&액세서리 카테고리를 담당하고 있는 방 MD는 기존 인터넷 면세점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상품군을 적극 시도하는 등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면세점내 기성복 상품 판매 확대도 방 MD가 사내서 처음 시도했다. 트렌디한 의류 브랜드, 겨울 패딩 판매 등을 시도한 브랜드는 월평균 매출이 5배 이상 올랐다. 겨울 성수기에는 최대 10배까지 치솟았다.
방 MD는 브랜드 파워와 트렌드를 고려해 입점을 진행하는 등 실용성에 기반한 마트와 다른 접근법을 이용했다. 면세점 특성을 고려해 상품구성도 새롭게 했다. 무겁고 부피가 큰 사료 대신 장난감ㆍ의류 등의 용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면세 특성상 품목별 구색을 갖추기 힘든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같은 품목이라도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을 비치하려고 노력 중이다. 장기적으로 방 MD는 중국 고객을 겨냥한 글로벌 유명 브랜드 입점 추진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방 MD는 "처음 시도하는 상품군이고, 분명 수요가 많은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시장 환경의 변화와 고객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컸다"며 "향후 면세업계에서 반려동물 용품을 구입하는 주 무대가 신라면세점이 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문화 전파 선봉장=송주연 신세계디에프 MD는 신세계기프트숍을 탄생시킨 주역이다. 지난 3월 명동점 오픈 준비에 합류해 올해로 7년차 베테랑 MD이기도 하다. 송 MD가 기획한 신세계기프트숍은 국내 공예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전통문화 편집숍이다. 이곳은 장인, 현대 공예가, 젊은 디자이너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 공간이다.
업계 최초로 전통문화 편집숍을 선보일 수 있었던 데는 사명감이 바탕이 됐다. 그는 한국의 가치와 정서가 담긴 문화 상품을 내외국인들에게 선보인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송 MD는 '한국 문화를 해외에 알린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마음에 얹어져 있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사명감과 책임감은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기프트숍을 구성하기 위해 문화재청 산하의 다양한 전문기관 및 컨설팅 업체를 찾는 것은 물론, 명품 수준의 공예품을 선별하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파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장인의 컨디션에 따라 작업기간이 길어져 입고가 늘어질 때는 마음을 졸이는 때도 있었지만 사명감이 버팀목이 돼 줬다.
송 MD는 "신세계기프트숍 내 매장 연출을 위해 장식된 소도구도 한국의 공예품으로 생각하는 외국인 고객들을 보면서 큰 보람과 함께 책임감을 느낀다"며 "입점 브랜드들이 전세계에 진정한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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