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실현정치론 저서 펴낸 장기표 신문명연구원장이 제시하는 해법
정치권이나 운동권에서 장 원장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그는 마산공고를 졸업하고 1966년 서울법대에 입학했다. 그는 전태일 열사 분신자결사건을 계기로 노동운동을 활성하는 데 힘을 쏟았으며 반독재민주화시위를 주도했다. 서울대생내란음모사건으로 복역하는 등 10여년의 수배와 10여년의 구속으로 온갖 고난을 겪었지만 그는 오롯이 민주화운동의 한길을 달렸다.
장 원장은 2일 아시아경제 전화 통화에서 본인이 주창하는 자아실현정치론에 대해 "대량실업과 소득양극화, 인간성 파괴가 가속화하는 시대에 성장만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면서 "소득중심의 경제가 아니라 '자아실현의 경제'가 돼야만 국민의 참된 행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소득 2만8000달러인 시점에서 국민이 행복하지 못한 국가시스템이라면 국민소득이 4만달러, 5만달러 이상이 된다 해도 결코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담보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국가운영 방안을 근본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경제성장률이 훨씬 높아진다 해도 국민이 진정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이뤄갈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그의 해법은 뭘까. 장 원장은 우선 청년실업과 양극화해소 방안부터 짚었다. 장 원장은 "기업이 노조에 휘둘리지 않는 인력운용의 자율권을 확보해서 신규인력을 채용하고, 구조조정으로 나오는 인력은 사회보장제도로 지원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교육개혁이다. 고등학교까지 국민의무교육으로 설정하고 과정이 끝난 뒤에는 직업학교와 대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장 원장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정치다. 장 원장은 "세상을 바꾸려면 사회의 전 부문을 바꿔야 하지만 정치부문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정치가 바뀌어야 다른 부문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과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원장은 "고위공직자의 부정을 없애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과 '내부고발자보호법의 제정"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부패청산의병연합'라는 시민운동단체를 결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또 책에서나 인터뷰에서나 "나라가 난장판"이라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모를 지경"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질서와 국헌을 문란하게했으며 국회와 내각·청와대 비서실, 당 등 공조직을 무력화했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하나'는 물음에 장 원장은 "모든 사태가 자기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특별검사를 임명해 사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약속하며, 국무총리를 야당이 추천하는 인사로 임명해 내치를 넘기겠다고 약속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 원장은 "총리를 야당이 추천하는 것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 사이에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면서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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