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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직격탄' 골프계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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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 인하 카드 만지작, 아직은 체감효과 적어, 골프회원권과 골프용품시장은?

장기적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골프계가 김영란법 시행으로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장기적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골프계가 김영란법 시행으로 다시 한 번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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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8일부터 발효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때문이다. 공무원과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은 3만원이상의 식사 대접이나 5만원이 넘는 선물을 받을 수 없다. 골프는 특히 편의 제공에 해당돼 5만원이하도 규제대상이다. 골프장을 비롯해 골프회원권시장, 골프용품업계까지 파장이 확산되는 이유다. 돌파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 "도미노 현상은 어떡하지?= 9월 한 달 간 골프장은 북새통을 이루는 모양새다. 약속을 앞당겨 소화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당분간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 삼성이나 현대차, SK그룹 등 대기업 임원이나 홍보 담당자들은 사실상 28일 이후 모든 골프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 초기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고 나서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의 경우 아직은 주말예약률이나 속도가 체감할 수 있는 절벽 수준은 아니다. 평소 접대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A골프장의 경우 "예약 현황을 봤을 때 10%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분석이다. 일부 골프장에서 그린피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까닭이다. 지난해 기준 골프인구 500만 명, 전국 골프장 입장객 수 3500만명을 넘어선 골프인구 급증이 동력이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불황에 따른 출혈 경쟁을 통해 슬림 경영 등 이미 체질 개선이 완성된 시점"이라며 "순조롭게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접근성에 따른 '도미노 현상'이다. 만약 수도권 근교에서 그린피 인하 등으로 시동을 걸면 더 먼 곳의 수요가 이동해 빈 시간을 채우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원거리 골프장이 최종 피해자가 된다는 이야기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부정적인 시각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공무원은 이미 기존 윤리강령에서 동반자의 대상과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제한 내용을 담고 있고, 언론사와 사립학교 교원은 타격을 입을 정도로 수요가 많지 않다"며 "골퍼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몰아 김영란법과 상관없는 분야까지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는 분위기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과 함께 골프회원권과 골프용품시장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과 함께 골프회원권과 골프용품시장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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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회원권과 골프용품시장은 꽁꽁"= 골프회원권시장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처음에는 "법인이나 무기명 회원권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며 기대치를 부풀렸다가 국민권익위원회가 "각종 회원권을 통한 그린피 할인 혜택 역시 편의 제공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곧바로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기업에서 주로 구매하는 법인이나 무기명은 주말 예약 보장과 함께 회원과 동반자 모두 그린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골프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무기명은 더욱이 4명 전원이 세금만 내는 등 남다른 특혜가 더해져 이른바 '만능 회원권'으로 각광받았다. "김영란법과 함께 쓰임새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철저하게 빗나간 셈이다.

물론 변수가 있다. 바로 'n분의 1에 대한 수요'다. 기업에서 아예 무기명을 대량 확보해 소속 구성원들의 비용을 낮춰줄 수 있다. 의사 대부분이 교수를 겸직하고 있는 대학병원이 대표적이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모기업의 재무상태가 우수한 무기명은 지금도 대기 수요가 충분하다"면서 "다만 매물이 없어서 거래되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골프용품시장 역시 김영란법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동안 '선물 아이템 1호'로 꼽힌 프리미엄 골프공이 딱 걸린다. 5만원대 초반은 5만원이하로 낮추고, 1더즌 판매가가 8만원인 프리미엄 모델은 1/2더즌 패키지 발매를 검토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현준 아쿠시네트 홍보팀장은 "골프공의 구성 및 로고볼 등 다양한 커스텀 패키지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시장의 변화에 따라 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대중제 전환으로 장기적인 불황을 극복한 군산골프장 코스 전경.

대중제 전환으로 장기적인 불황을 극복한 군산골프장 코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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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파구는 대중제?"= 골프장의 시스템 변화에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주주회원제와 명실상부한 프라이비트제, 대중제 등이다. 주주회원제의 롤 모델은 회원들이 분담금을 걷어 인수한 경기도 용인 신원골프장이다. 입회금 반환 의무가 없어지면서 부채 비율이 급락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동시에 회원들이 참여하는 투명 경영으로 골프장이 안정됐다.

대기업 계열 '블루칩'들은 오히려 철저한 회원 중심 운영의 프라이비트제를 도입해 해법을 찾았다. '차별화'로 초고가 회원모집에 성공해 두둑한 자금으로 경영 압박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을 만들었다. 곤지암과 제이드팰리스, 해슬리 나인브릿지, 최근 개장한 휘슬링락과 트리니티 등이다. 연회원제로 운영하는 안양의 적자가 나면 회원들이 나눠서 충당한다는 게 재미있다.

대중제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지난 5년간 개장한 161곳 가운데 68.3%에 육박하는 110곳이 대중제이고, 지난 7월 현재 국내 전체 골프장의 48.2%로 회원제(47.8%)를 추월했다. 무엇보다 세제 혜택을 앞세워 낮은 그린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실제 지난해 139개 회원제의 영업이익률이 -0.4%인데 반해 112개 대중제는 28.5%로 가성비가 높다.

회원제와 대중제의 세금은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일단 회원제를 이용할 때만 내는 개별소비세 1만2000원을 비롯해 교육세와 농특세 각각 3600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920원 등 2만1120원이 있다. 여기에 재산세 4%(대중제 최대 0.4%), 원형보전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최대 2%(대중제 최대 0.7%), 취득세 12%(대중제 4%) 등이다. 회원제의 대중제 전환은 더욱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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