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고문은 이날 오후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제255회 강진다산강좌'에 강사로 나서 "아직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머지 않은 시기에 여러분(강진) 곁을 떠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 전 고문은 우선 지난 7·30 재보선 패배와 정계은퇴, 강진 칩거 등을 회고했다. 그는 재보선 패배 후 정계은퇴에 대해 "처음에는 사람들이 (선거운동 과정에) 싫은 소리를 할 때 반대파구나, 저에게 자극을 준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민심이 바뀌었구나 생각했다"며 "(수원) 팔달구민이 아니라 전체 국민이 팔달구민에게 시켜 '이제 손학규는 필요없다'고 한 것 같았다"고 당시 아픔을 술회했다.
손 전 고문은 우리나라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우리나라를 그동안 먹여살려온 중후산대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한진해운이 망해가고 (선박들이) 국제 미아가 되어가는 것을 그대로 놓아둬서는 안된다"면서도 "하지만 발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연친화적 산업을 만들어나가 4차 산업혁명의 기틀을 여기서 만들어가자는 것이 군민들에게 드리는 제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고문은 또 정국에 대해서는 "나라가 정말 어렵다. 민생은 불안하고 민주주의는 위태롭다. 중산층과 서민의 삶이 무너지고 특권층의 탐욕과 부패로 공동체에 대한 믿음도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 일시적·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지금까지 쌓아온 분단체제와 기득권 구조적 모순과 적폐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전 고문은 또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다산 정약용 선생은 경세유표 서문에서 '이 나라는 털끝 하나라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망할 것'이라고 썼다"며 "저 손학규가,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쓴 다산의 절박함을 받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무엇이 되는지를 보지 마시고 무엇을 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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