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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오찬에 등장했다 혼쭐…'김영란법 유탄'맞은 샥스핀

최종수정 2016.08.26 16:40 기사입력 2016.08.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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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게 상어 죽이는 음식"…국내 호텔도 판매금지 동참

홍콩의 한 공장 옥상에서 상어 지느러미를 말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의 한 공장 옥상에서 상어 지느러미를 말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상어 지느러미로 만드는 '샥스핀'은 중국 3대 진미다. 명나라 시절 이시진이 쓴 한방의학서 '본초강목'에는 "상어의 등과 배에 있는 지느러미는 맛이 풍부해 남쪽 사람들은 귀하게 여긴다"는 표현이 나와 있다. 전통적으로 귀한 손님이 오시면 대접하는 음식이라서 결혼식이나 축하 행사 때 자주 등장한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는 국빈 만찬에 샥스핀을 내놓았다.

최고급 요리로 알려진 샥스핀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오찬 메뉴로 등장했다 논란이 일게 됐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비싼 가격이 한몫했다. 1kg에 20만원이 넘는 샥스핀은 음식점에서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서울 내 한 특급호텔에서는 샥스핀 단품 가격이 15만원이다. 온라인상에서 샥스핀 관련 댓글을 보면 "비싸서 아직 못 먹어봤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샥스핀과 함께 나온 송로버섯 가격이 1kg 당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는 점에서 가격만의 문제는 아니다. 샥스핀을 얻는 과정이 더 큰 문제다.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만 채취하고 몸통을 버리는 샥스핀 채취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상어는 부레가 없어 지느러미 없이 헤엄치지 못하기 때문에 바다로 버려진 상어는 극도의 고통을 느끼며 과다출혈이나 굶주림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많은 종류의 상어들이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제사회는 상어 보호 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 정부는 공식 연회에서 샥스핀 요리를 내놓지 않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2012년에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는 곳에서 음식을 사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 외에도 유명 중식 셰프 이연복은 샥스핀 요리를 자신의 가게에서 팔지 않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도 2013년부터 샥스핀 운송을 거부했다.

국내 특1급 호텔 26곳 중 10곳은 샥스핀 요리 판매 금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하얏트와 메리어트 계열은 2012년부터, 힐튼은 2014년부터 샥스핀 판매를 금지했다. 25일엔 더 플라자호텔도 앞으로 샥스핀을 팔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신라호텔의 경우 샥스핀 사용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번 청와대 오찬 사태는 샥스핀이 생소한 이들에게 상어 보호 운동을 널리 알린 셈이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샥스핀에 대해 "이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 분류에서 제외시켜야 되는 것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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