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중고차 시장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게이트가 터진 후부터 폭스바겐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로 신차 구입가를 크게 낮추면서 중고차 시세 역시 같이 떨어져와서다.
중고차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많은데다 판매자들의 가격 조정 횟수가 다른 모델에 비해 많다보니 하락폭이 더 커진 셈이다. 향후 정부의 행정조치가 실제로 진행될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것도 이때문이다.
다만 중고차 시장 전체에서의 폭스바겐과 아우디 모델들의 감가율은 아직 선방하는 수준이다. SK엔카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신차 출시 3년후 감가율이 낮은 수입차로 아우디 Q5는 33.7%로 2위, 폭스바겐 골프(7세대)는 35.9%로 5위에 올랐다.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율 수치가 높다는 것은 잔존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중고차 하락값이 이슈에 비해 뒤늦게 반응하는 변수도 있다. 올들어 검찰 수사, 리콜계획서 반려 등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되레 사태 초기 하향 조정된 가격대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2014 골프 7세대 2.0 TDI와 뉴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이 4개월만에 각각 2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더 뉴 파샤트 2.0 TDI도 2014년형이 180만~190만원, 2013년형은 190만~200만원 하락했다.
서비스질 하락도 문제다. 소비자들은 폭스바겐 주요 차종의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경우 국내에서 사실상 판매·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판단, 검찰 조사 및 정부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퇴출 명령까지 받는다면 딜러의 서비스 유지 문제, 고객 반발 문제 등의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행정조치 결과에 따라 기존 구입차, 중고 판매 예정자, 구입 예정 고객 모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할인으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었던 만큼 사태에 따라 판매량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의 추가 가격 하락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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