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7일 배임수재,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신격호 총괼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 등 롯데 유통채널 입점업체들로부터 입점 컨설팅 및 매장 관리 위탁계약 외관을 빌어 30여억원 규모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장남 명의로 소유한 BNF통상이 뒷돈 통로로 쓰였다고 한다.
신 이사장은 이 업체에 세 딸을 등기임원으로 올려두고서 실제 경영에 관여하지도 않은 자녀들에게 직원 이름까지 빌려써가며 급여 명목으로 40억원을 부당 지급해 빼돌린 혐의(특경 횡령·배임)도 받는다.
신 이사장은 올 1분기 말 현재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한국 롯데 지배구조 정점부터 부산롯데호텔, 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대홍기획, 롯데리아 등에 이르기까지 다수 계열사 이사진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거래내역 조작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대홍기획에는 총수일가 구성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직접 지분(6.24%)도 들고 있다. 대홍기획은 지난해 기준 매출 58%를 국내외 계열사로부터 거뒀다.
롯데케미칼의 부당 수수료 지급 의혹 등 주요 계열사 비자금 조성 여부를 파헤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복잡한 지배구조 파악에도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신동주·신동빈 두 이복동생의 경영권 승계 경쟁 구도에서 캐스팅보트로 자리매김해 온 데다, 그룹 성장 원동력이었던 유통업계에서 오래 종사하며 내부 사정에 훤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베일에 쌓여있던 일본 롯데의 지배구조 및 이익처분 경로 역시 한·일 사법공조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신동빈 회장과 그룹 컨트롤타워 정책본부의 이인원 본부장(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심장부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가급적 오래 끌지 않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