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경제가 느리기는 하지만 회복 중이었고, 실업률도 점차 낮아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브렉시트로 국제 금융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달러와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금값이 상승한 반면 미국과 유럽 증시는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떨어졌다.
둘째 EU의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영향이다. 무엇보다 은행부문의 유동성 부족이 걱정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고 리먼사태 때에 비해 은행부문 유동성에 여유가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주가, 채권 등 자본시장 급변동이 예상되는데 다행히 최근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EU 장래에 대한 불안이 기업투자 및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는 아직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앞으로 추가적인 EU 탈퇴 현상이 나타나거나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전이되지 않는 한 세계경제에 큰 리스크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한ㆍ영 FTA 추진에는 3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첫째는 한-영 FTA가 한ㆍEU FTA를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 모든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무세가 적용되므로 우리에게 바람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영국이 한ㆍEU FTA를 수정하기를 원해서 새롭게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는 새로운 양허스케줄에 따라 일부 품목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고 영국이 56개국과의 FTA를 다시 검토하고 맺는 과정에서 시간도 상당히 소요될 것이다. 셋째, 한ㆍ영 FTA 협상 장기화로 FTA 체결이 지연되는 경우이다. 이 때는 우리 기업의 관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브렉시트는 영국과 EU간 탈퇴협상이 쉽사리 마무리되기 어려워 그 여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우리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른 시일 내 한-영 FTA를 추진해야 하며 한ㆍEU FTA를 그대로 승계하는 방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브렉시트로 보호무역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국가 간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도 앞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환변동에 대비해야 하며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과 생산 전략을 재검토할 때이다.<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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