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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지하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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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서울 지하철 구의역 사고로 불거진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의해 추진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맞다. 수단인 '돈'을 위해 목표인 시민들의 행복과 안전이 희생된 '주객전도'의 대표적 사례다. 그런 점에서 1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피아 퇴출을 발표하면서 "효율성에만 의존하며 인간을 희생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의식 구조를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여전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메트로의 노조인 서울지하철노조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메피아' 문제, 즉 메트로가 용역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반강제로 퇴직한 전적자들의 고용ㆍ높은 연봉ㆍ쉬운 업무를 보장해 준 것이 노ㆍ사간 협의의 결과였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박 시장도 이날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아시아경제가 확인한 바도 그렇다. 메트로 노ㆍ사는 2008년 임단협 부대협약에서 "향후 민간 위탁은 노사 협의를 거쳐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특히 노조는 이후 조합원들에게 스스로 제작해 배포한 '2008 임단협 노사합의서 해설'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 조항을 놓고 "기계약한 외주위탁은 비정규직의 비율을 줄이기 위해 희망자가 있을 시 점진적으로 전적 직원으로 충당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임단협 합의서는 찬반투표 끝에 부결됐지만 2009년 12월 최종 확정된다. 은성PSD 등 용역업체에 전적자들을 내보내기로 한 노사간 합의가 실재했다는 '스모킹 건(Smoking Gun)'이다.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현실론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비정규직을 외면해 온 정규직 노동운동의 한계가 고스란히 엿보인다.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사회적 연대에 더 힘쓰겠다는 반성의 목소리를 내놔야 할 때다.

그러나 지하철노조는 남탓만 탓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심지어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대해 노조 홈페이지에 "악질적 왜곡ㆍ허위보도", "정신이 나갔다"는 등 극단적 비난 글을 올려 진실을 가리고 있다.
지하철노조에게 한 민주노총 고위 간부가 노동전문 일간지 '매일노동뉴스'에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기고한 글을 전하고 싶다. 그는 "중심부 정규직 노동자는 특권이 됐다"며 "(노동)운동이 신선한 충격을 사회에 던지지 않고선, 변화는커녕 물꼬조차 틀 수 없는 상황이다. 나는 그것을 우선, 노동자끼리 나누고 양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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