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베트남 '원전'에 도전장…개발·금융 MOU 2건 체결의 의미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베트남이 원전 개발과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를 포함한 12건의 양해각서·협력 문건을 22일 교환했다.
한국전력공사와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는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 MOU를 맺고 신규 원전 건설 방안, 건설 리스크 공동 분석, 공기 최적화 방안 등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여기에 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전력공사가 함께 참여한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 MOU도 별도로 체결됐다.
한-베트남 정상회담 계기 MOU 등 12건 체결
베트남 원전 사업 속도…한국 존재감 부각
'가능성 검토' 단계지만 베트남 핵심 기업과 손잡고 교두보 확보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베트남이 원전 개발과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를 포함한 12건의 양해각서(MOU)·협력 문건을 22일(현지시간) 교환했다. 철도·도시개발 같은 대형 인프라 협력 의제를 둘러싼 양국 공조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원전 분야 MOU가 이목을 끌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교환식의 최대 성과는 원전 분야 2건이다. 한국전력공사와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는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 MOU를 맺고 신규 원전 건설 방안, 건설 리스크 공동 분석, 공기 최적화 방안 등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여기에 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전력공사가 함께 참여한 '원전 프로젝트 금융 협력 가능성 검토' MOU도 별도로 체결됐다. 원전이라는 초대형 사업에서 기술 검토와 금융 검토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번 MOU 체결은 사업 초기 구도를 깔아두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베트남은 원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국회는 2024년 11월 닌투언 원전 사업 재개를 승인했고, 총리는 2025년 1월 원전 건설 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어 2025년 2월에는 전력청(EVN)과 PVN을 각각 원전 사업 투자 주체로 지정했다. 베트남 정부는 2045년 전력 소비량이 기존 계획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난을 막고 산업 성장에 필요한 안정적 전원을 확보하려면 원전을 다시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에서 이번 MOU의 상대가 PVN이라는 점은 특히 눈에 띈다. 베트남 정부는 PVN을 두 번째 원전 사업의 투자 주체로 세워놓은 상태다. 다시 말해 한국이 이번에 손을 맞잡은 상대는 단순한 협력 기관이 아니라, 베트남 원전 재가동 구도 안에서 실제 사업 축을 맡을 핵심 국영 에너지 기업이다. 이 때문에 이번 문건은 원전과 관련한 일반 협력을 넘어 베트남 원전 산업에 한국이 공식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신호로 읽힌다.
더 중요한 대목은 시점이다. 베트남은 원전 재추진 과정에서 러시아와는 한 걸음 빨리 움직였다. 베트남 정부 포털과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 3월 러시아와 닌투언 1호기 건설 관련 정부 간 협정을 체결했다. 일본이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 빠지면서 베트남 정부는 대체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한-베트남 원전 MOU는 일본의 이탈로 생긴 빈 공간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발주 구조, 기술 방식, 사업성, 법제 정비, 금융 조건, 경쟁국 움직임까지 넘어야할 변수는 많지만 한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술과 금융을 한 묶음으로 제시하면서 후속 협상의 출발점에 이름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금융 MOU가 별도로 체결된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원전은 건설비가 막대하고 사업 기간이 길어, 기술력 못지않게 정책금융·수출금융 패키지가 사업 성패를 가른다. 실제로 러시아와의 원전 협력 과정에서 서방 제재가 금융거래를 어렵게 했다. 이런 점에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전면에 나선 것은 베트남 입장에선 한국은 금융 구조까지 같이 짜줄 수 있는 파트너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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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관련 MOU는 여타 다른 문건들과도 연결돼 있다. 양국은 전력 인프라 MOU를 통해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망 현대화·디지털화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고, 디지털 협력 MOU에는 AI·통신·사이버보안·디지털 전환이 담겼다. 과학기술혁신 협력 프레임워크에는 바이오, 에너지, AI, 반도체 분야 연구와 인력 양성이 포함됐다. 원전 단일 프로젝트만이 아니라, 전력망·디지털·인력 양성까지 묶은 넓은 의미의 산업 인프라 패키지 접근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이번 MOU와 관련해 "베트남 측의 대규모 금융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지원 체계의 선제적 구축을 통해 베트남 원전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양국 파트너십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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