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8일 발표한 조선업 구조조정안(案)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 사태의 본질을 비껴간 '알맹이 빠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업의 위기가 공급과잉에서 시작된 만큼 기업간 통폐합 내지는 사업별 통폐합이 절실하지만, 이번 대책은 오로지 조선사들의 자구계획안에만 너무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과잉 공급 시장구조에서 조선사업의 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인수·합병(M&A) 방식이 가장 적절했는데, 이번 정부의 대책에서는 이런 부분은 빠져 있다"며 "(이번 대책으로)산업 재편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방위사업 부문을 떼어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통합하는 등 사업별 통폐합이 거론됐지만 이 마저도 (이번 대책에서)제외됐다"며 "조선사들의 자구계획안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어 위기 극복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이 발표된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조선사들의 자구계획안이라도 제대로 진행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대형 3사의 경우 자구계획안을 성실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채권은행들도 조선사의 이행 상황을 철저히 감시·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자구 계획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그동안 조선업체들이 호황기에 방만 경영으로 부실을 자초한 면이 크다"며 "이번 기회에 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배제하고 경쟁력 있는 부문에 집중하는 '군살 빼기'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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