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문제의식 없이 용역업체 내려보내, 저비용 고효율 추구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기하영·문제원 수습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발생한 사고는 예견된 인재였다. 용역업체의 구조적인 문제는 이번 사고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메트로는 낙하산 인사를 문제의식 없이 용역업체에 내려 보냈고 낮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 고용된 근로자는 20살의 나이에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메트로 긴급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은 서울메트로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서울메트로 출신 직원과 자체 고용된 직원들 사이 임금 체계도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은성PSD 등 용역업체로 전적한 직원은 업체에서 근무하는 기존 직원과는 다른 연봉 체계를 받았다"며 "전적자의 연봉이나 수당이 (용역업체가 아닌) 서울메트로 수준으로 받도록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기존 자격증을 갖춘 직원과 메트로 전적자들 간 임금 격차 문제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효율성 추구하다 가장 중요한 안전 잊어=이번 사고는 무조건적인 효율성 추구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위험성도 환기시켰다. 서울메트로의 경우 스크린도어 관리 업무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지만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정규직원들이 업무를 본다. 지난해 서울메트로의 고장 건수는 2716건, 도시철도공사는 272건에 불과했다. 서울메트로 사망 사고는 3건이 있었지만 같은 기간 도시철도공사는 한 건도 없었다. 서영진 의원은 "효율적인 유지 관리를 위해 외주를 줬지만 실제 고장건수를 보면 훨씬 메트로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용역비만 적게 들어갔을 뿐이지 효율성은 현격히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관련된 사용 기간이나 협약에 대해 변경 사항이 없는 상황이서 말하기 힘들다"며 "다만 안전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며 유진도 자회사처럼 같이 갈 필요가 있다고 동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인1조→2인1조, 서류 조작 했나 안했나=한편, 스크린도어 작업 중 2인1조로 허위 기재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방이 이어졌다. 서울메트로는 허위로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기존 사실과 상반된 주장을 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직무대행)은 "조작하라고 지시한 바 없고 공기업은 이런 조작을 할 수가 없다"며 "서울메트로가 조사를 해보니 그 결과 1인이 작업을 해놓고 일지에 2명이 기록돼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박진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윤준병 서울시 교통본부장에게 관련 사항을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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