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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①] 소설가 한강,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수상

최종수정 2016.05.17 15:43 기사입력 2016.05.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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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①] 소설가 한강,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수상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소설가 한강씨(46)의 소설집 '채식주의자'가 영국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했다.

맨 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한강씨가 쓰고 데버러 스미스씨(29)가 영어로 번역한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은 영어로 번역된 비(非)영연방 작가와 번역가의 작품에 주는 상이다.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은 '맨 부커상'이다. 초대 수상자는 알바니아의 이스마일 카다레(80)였다. 상금은 5만파운드(약 8600만원)이며 소설가와 번역가가 나눠 받는다.

올해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로는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묵을 비롯, 중국의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의 작품이 올랐다.

2007년 국내에서 간행된 '채식주의자'는 표제작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 '나무불꽃' 등 세 편을 엮은 연작소설집이다. 지난해 1월 영문 제목 '더 베지터리언(The Vegetarian)'으로 영국에서 출간됐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에 빠진 여주인공 영혜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각각 남편, 형부, 언니의 시점에서 그린다. 어릴 때 육식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입은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한강씨는 이 작품을 "인간의 폭력성과 인간이 과연 완전히 결백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채식주의자'는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으로부터 "한국 현대문학 중 가장 특별한 경험", "감성적 문체에 숨이 막힌다", "미국 문단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맨 부커 인터내셔널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영국 인디펜던트의 문학 선임기자 보이드 턴킨은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데버러 스미스씨는 문학적 뉘앙스를 잘 살린 수준 높은 번역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식주의자'를 읽고 매료된 스미스씨가 소설의 앞부분 20쪽을 번역해 영국 출판사 '포르토벨로'에 보내 출간이 이뤄졌다.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소아스(SOAS)에서 한국학 석ㆍ박사과정을 밟은 그는 스물한 살부터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한강씨는 "스미스는 작품에 헌신하는 아주 문학적인 사람이며 좋은 번역자를 만난 것이 행운이었다"고 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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