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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타협 속에 괴물이 된 상임위원회…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최종수정 2016.05.15 08:30 기사입력 2016.05.1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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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우리나라 국회는 상임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한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 행정부 견제 등은 대부분 상임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우리 상임위원회는 그동안 정치적 타협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속에서 괴물로 바뀌어왔다.

현재 국회에 상임위원회는 모두 16개다. 이 상임위는 다른 상임위와 함께 할 수 있는 겸직상임위와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일반상임위 둘로 나뉜다. 일반상임위는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있다. 모든 국회의원은 이 상임위에 소속되어 상임위에서 활동할 수 있다. 겸직 상임위는 국회 운영 전반과 청와대를 담당하는 운영위원회,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을 담당하는 정보위원회, 여성부를 소관으로 하는 여성가족위원회가 있다. 일반상임위 어느 한 곳 선택해야 하지만 겸직 상임위는 같이 할 수 있는 구조다. 가령 교섭단체의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운영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 당연직으로 포함된다.
정치적 타협 속에 괴물이 된 상임위원회…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300명의 국회의원이 각각 하나씩 선택하는 일반 상임위의 경우 소속되는 의원의 숫자는 천차만별이다. 법사위와 환노위는 16명인데 반해 교문위는 30명, 국토위는 31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인적 구성의 차이는 각각의 상임위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임위원의 숫자가 이같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해당 상임위에 대한 인기를 반영한다. 실제 교문위와 국토위의 경우에는 의원들이 서로 맡겠다고 아우성이다. 지역구를 가진 의원으로서 교문위는 교육관련 지역 민원해결과 특별교부금을 지역에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다. 국토위는 각종 도로나 인프라 건설 등에서 지역구를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상임위라서 인기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다른 특징은 이같이 인기가 많은 상임위에 많은 의원들이 배치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선진국들의 경우 각각의 상임위는 대체로 위원 구성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경우에는 이같은 특성이 대체로 강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국회 내부에서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정미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상임위 개혁과 관련해 더욱 시급한 것은 최대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상임위별 정수를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지역구 활동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특정 상임위에만 의원들이 몰리고 환노위 등 주요한 국가 의제에 대한 상임위는 지역구 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활동을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을 공정히 대표하고, 행정부를 유능하게 견제하며, 입법권을 성실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상임위 정수를 최대 25명, 최소 20명으로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상임위의 또 다른 특징은 기나긴 이름에서 확인되듯 서로 상이한 성격의 위원회가 합쳐지는 일들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역사교과서, 누리과정 등 현안이 많았던 교문위의 경우에는 교육 문제 때문에 문화 문제는 상대적으로 등한시 됐다. 환노위의 경우에도 노동개혁 등 현안에 환경문제는 밀렸다. 이 외에도 정무위의 경우에 공정위, 금융위, 권익위, 보훈처 주요 부처가 몰려 있다보니 돌아가면서 문제가 터질 경우에 상임위의 다른 업무는 입법과정에서 차질이 벌어지기 일쑤다.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상임위를 늘리거나 조정하는 일이 각각의 정부 출범 직후 정부조직 개편 협상 또는 원구성 협상과 함께 맞물리면서 졸속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자리 만들기 논란 때문에 상임위 숫자를 늘리자는 주장은 함부로 꺼내기 어렵다. 새롭게 상임위를 조정하려 할 때마다 기형적인 상임위는 어딘가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임위 산하의 소위원회(소위)도 문제다. 해외의 상임위 중심주의를 채택한 국가들의 경우 소위원회 등을 보다 원활하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수십명이 있는 상임위보다는 몇 명 단위의 소위가 논의를 진행하기 용이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의 경우에는 법안심사소위, 예산결산심사소위, 청원심사소위 식으로 기계적으로 나뉜다. 이 때문에 특정 이슈로 여야간의 이견이 심하게 엇갈리면 상임위 자체가 중단되기 일쑤다. 최근에 세월호특별법 개정논란으로 농해수위가 파행을 겪은 것이 단적인 사례다. 해외의 경우에는 한개 상임위에 5~6개의 소위를 두거나, 사안에 따라 자유롭게 소위를 만들어 논의를 할 수 있는 구조를 채택하기도 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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