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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이번엔 불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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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오는 18일 제창 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는 2009년 이래 야권의 숙원이었던 만큼, 향후 여·야·정 협치(協治)의 방향과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난 1982년 황석영 작가와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당시 전남대 학생) 등이 만든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삽입된 노래다. 노래극 넋풀이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한 고(故) 윤상원씨(1950~1980)와 야학운동을 하다 숨진 고 박기순씨(1958~1979)의 영혼결혼식을 주제로 한다.
이 중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황 작가가 재야운동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시(詩) '묏비나리'의 일부를 따 개사했고, 김 처장이 작곡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후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널리 보급됐고,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곡(曲)으로 각종 집회·시위 현장에서 불려왔다. 특히 정부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처음으로 주관한 2003년 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공식적인 제의(祭儀)의 노래로 부상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이명박 정부는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노래를 공식 식순에서 제외했고, 합창 방식으로 전환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영화에 등장했고, 작사자의 정치적 행보 등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찬반 논란은 더욱 격화됐고, 급기야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두 쪽이 난 채 진행됐다. 5·18 관련 단체들이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와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야권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줄기차게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기념곡 지정을 요구해 왔다. 국회 역시 이 노래의 공식 지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통과시켰지만, 국가보훈처는 요지부동이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2일 CBS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이 김일정이 아니냐는 유언비어가 나오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유언비어를 보훈처가 직접 유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보훈처의 인식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13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의 회동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공식 기념곡 지정을 강력히 요구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요청에 "국론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보라고 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 부분은 저와 박 원내대표의 거듭된 주문에 답하신 것이라 평가한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기대를 가지고 있겠다"면서도 "그러나 해석에 따라서는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청와대 수석에게도 다시 의사를 간곡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를 언급함에 따라 보훈처는 16일까지 관련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보훈처의 대책에 따라 지난 8년간 쟁점이 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는 일단락 될 수도,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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