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위헌 논란 수용자 처우 문제 합헌 결정…"기본권 침해" 위헌 의견 낸 재판관도 적지 않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문제를 일으켜 금치(禁置) 처분을 받은 수용자에게 신문열람이나 집필을 금지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12조 3항' 등을 합헌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구속돼 의정부교도소에 미결수용 중 교도관의 직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금치 30일의 징벌처분을 받았다.


의정부교도소장은 관련 법 조항에 따라 금치기간 중 신문열람 제한, 전화통화 제한 등 형집행법 제108조 제4호부터 제13호까지의 처우제한을 함께 부과했다. 또 규율위반행위와 징벌처분 내용을 양형참고자료로 의정부지방법원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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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해당 법 조항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재판관 중에서 위헌 의견을 낸 이들도 적지 않았다.


헌재는 우선 '서신수수·접견·전화통화 제한' 부분에 대해 "구속감과 외로움 속에 반성에 전념하게 함으로써 수용시설 내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금치기간 중 일률적으로 전화통화를 금지한다 하더라도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집필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교정시설 내 규율 준수를 강제하고 구금 또는 수용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 및 방법의 적절성이 인정된다"면서 "수용자의 권리구제 등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한 경우에는 금치기간 중이라 하더라도 교정시설의 장이 집필을 허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강일원 재판관은 집필제한 조항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들 재판관은 "집필행위 자체는 정신활동과 관계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로서 수용시설의 질서와 안전의 유지에 어떤 위험을 줄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신문 및 자비도서 열람 제한' 부분에 대해 "규율위반자에 대해서는 반성을 촉구하고 일반 수용자에 대해서는 규율 위반에 대한 불이익을 경고하여 수용자들의 규율 준수를 유도하며 궁극적으로 수용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헌 결정했다.


이에 대해 김이수, 이진성, 강일원 재판관은 위헌을 주장했다. 이들 재판관은 "수용자가 최신 정보를 습득하여 향후 사회 복귀에 대비할 수 있고, 수용자의 건전한 정신활동도 촉진하여 그의 교정이나 교화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면서 "신문열람까지 제한하는 것은 교도소 수용질서 확립이라는 입법목적에 비추어 보더라도 기본권에 대한 지나친 제한으로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미결수 금치 처분시 양형참고자료를 법원에 통보하는 행위는 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 주장을 내놓을 만큼 논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위헌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정족수 부족으로 합헌으로 정리됐다.


박한철,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서기석 재판관은 " ‘징벌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법무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한 형집행법 제115조 제3항은 양형참고자료통보에 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징벌과 독자적인 기본권 제한인 통보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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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창호, 강일원 재판관은 "교정시설의 장이 미결수용자에 대한 징벌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법원에 통지하는 행위 또한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라는 소관 업무를 위한 것"이라며 "법률의 근거 없이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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