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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금융위 "외국 업체에 조선업 구조조정 컨설팅"…정작 업계는 "컨설팅 안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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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조선업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정부 당국과 조선업계간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 국책은행 지원을 받는 대우조선해양과 정상업체로 분류되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을 포괄해 공동 컨설팅으로 산업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당국 방침과는 달리 조선업계는 정작 컨설팅 착수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조선업 공동 컨설팅은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와 독립적으로 국제적으로 신망받는 업체가 맡아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며 "한국 컨설팅 업체가 업황이나 경영상태를 조사하면 편향이 생길 수 있고 결과에 대해서도 수긍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26일 범정부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직후 조선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와 업계 자율적인 구조조정 방향을 수립하기 위해 조선업 전반의 미래 포트폴리오, 선종별 수급 전망, 업체별 최적 설비 규모 등을 파악키 위한 업계 공동의 컨설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편향되지 않게 전문가 집단을 통해 공정하고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며 이를 통해 사업 재편 혹은 구조조정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면 통상 분쟁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업계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컨설팅을 하고 그 결과대로 업체들이 실천하면 통상 분쟁 문제가 생긴다"며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조선협회)가 업체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컨설팅에 2~3개월이 소요될 것이므로 이르면 7~8월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가 발표한 지 보름이 지나도록 조선업계는 아직 컨설팅 실시 여부 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이며 공동 컨설팅을 할 지 말 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언제까지 결정하겠다는 스케줄도 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 곳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공동'이라는 명분이 사라져 컨설팅은 무산될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업체들의 사정이 제각각이어서 공동 컨설팅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주인이 있는 사기업인데 반해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소유이며, 현대중공업은 엔진이나 건설장비 등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서 조선업 비중이 50% 미만인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90%를 넘는다"며 "정부가 얘기를 꺼냈으니까 압박은 받겠지만 각 업체별 사정을 따져보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당국과 업계(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의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와 삼성 입장에서 대우조선은 채권단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는 경쟁자여서 곱게 보일 리 없다. 반면 금융당국 입장에서 보면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산업의 한 축이며 지난해 국책은행이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단행한 터라 최대한 대우조선을 회복시키려는 의지가 강하다.

남창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각 조선업체들은 여전히 경쟁적인 관계에 있는 이해당사자들인데 내부 자료를 서로 드러내면서 공동 컨설팅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각 업체별로는 자구책 마련과 함께 경쟁력을 진단하는 개별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현재 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기업의 성장 등으로 초래된 구조적 공급과잉에서 비롯됐으므로 개별 기업 구조조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라고 보고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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