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치권 우회 지원 방안 모색…"건전성 감안 법개정해야" 목소리도

탄력받는 국책은행 자본확충…정치권 협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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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국은행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지원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됐다. 자본확충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관계 기관과 업종에 따르면 최대 10조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방식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인데 여기에는 정치권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구조조정 재원 마련에 있어 정부의 첫번째 고려 조건은 구조조정이 실기하지 않도록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단 정치권을 거쳐야 하는 법개정 보다 한은에서 국책은행으로 바로 지원이 가능한 방법을 찾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초 정부는 한은이 산은에 직접 출자할 수 있도록 한은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새누리당이 총선공약으로 제시한 한은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매입 보다 현실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여야가 3당 체제로 바뀌어 국회 논의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고 야당이 '한국판 양적완화'에 반대하고 있어 통과가 쉽지 않다는 점이 최대 난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부는 한국판 양적완화의 롤모델인 미국의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일련의 지원과정을 예로 들면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미국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5일 만에 TARP(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 초안을 공개했고 의회의 협조를 받아 세부 실행계획이 만들어지기까지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새누리당 정책위 관계자는 4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양적완화와 관련해 협의를 하자고 정부에서 연락이 올 법 한데 아직까지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법 개정에 머뭇거리고 있는 것은 야당 협조를 얻는 얻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직 고위 간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조조정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냐가 핵심인데, 정치권에 공이 넘어가면 결론내기가 어려운 게 현실 아니냐"며 정치권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최운열 더민주 경제상황실장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와 한은이 현재 있는 제도만이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실장은 "25조원에 달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과 산은의 금융안정기금을 구조조정에 활용해도 충분하다"며 "한은의 발권력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야당은 정부가 법개정 대신 우회로를 택하는 모습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는 안된다는 원론적인 입장과 독립성 훼손에 대해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법 개정 없이 충당금을 80%도 쌓아놓지 않은 산은의 자본 건전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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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산은이 발행한 코코본드를 시장에서 매입할 경우 법 개정이 필요없어 이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관련법 개정을 통해 한은이 산은에 출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다행히 수출입은행의 경우 한은이 출자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1조1650억원을 출자해 13.1%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한은이 수은에 추가 출자하려면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만 거치면 된다.


일단 정부는 구조조정의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정치권을 거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새로 구성된 여야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한은법과 산은법 개정을 설득해 나갈 방침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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