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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뮤지컬만이 해밀턴을 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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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지난 20일(현지시간)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수개월간 논란을 빚었던 새 달러 도안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의 최대 피해자는 미국의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이다. 그는 20달러 미국 지폐 앞면 모델에서 밀려나게됐다.
더구나 원래 유력한 교체 대상은 잭슨이 아닌 10달러 지폐 모델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이었다. 해밀턴은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이지만 대부분 대통령 출신이 달러화의 모델에 비해선 ‘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해밀턴에 대한 미국민 사이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퇴출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미국민들을 그에게 다시 열광케 만든 것은 알려진 대로 뮤지컬 ‘해밀턴’이다. 이 작품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도 가장 뜨거운 뮤지컬로 손꼽힌다.

줄거리는 해밀턴의 일대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카리브 해 외딴 섬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온갖 고초를 이겨내며 뉴욕까지 와서 미국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의 최측근이자 초대 재무장관까지 올라 왕성한 활동을 펼치다가 정적과의 결투 끝에 숨을 거둔다.
이 작품을 만든 린 마누엘 미란다는 모든 노래와 음악을 모두 힙합과 랩으로 처리하는 독창성있는 시도를 통해 브로드웨이의 새로운 걸작 해밀턴을 완성시켰다.

해밀턴은 전석 매진 흥행은 물론이고 올해 그래미 상은 물론 퓰리처 상까지 석권하며 그야말로 ‘대세’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해밀턴의 기사회생을 단순히 뮤지컬 인기만으로 돌리는 것은 다소 싱거운 해석으로 보인다. 해밀턴은 초대 재무장관 시절 각 주의 자율권과 재정 자립을 강조하는 반 연방주의자인 토머스 제퍼슨 등과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결국 해밀턴은 자신이 속한 북부 정치세력의 근거지였던 뉴욕 대신 북부와 남부의 접경지역이었던 현재의 워싱턴 D.C를 수도로 내주는 대신, 연방 중심의 미국 재정과 정치 체제를 틀을 유지하는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이 장면은 뮤지컬에도 주요 장면으로 등장한다. 미국인들은 미국 정치와 사회의 통합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했던 해밀턴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며 그의 헌신에 자연스럽게 감동하고 감사를 표시하고 있는 셈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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