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 '두산 4세' '동그란 민머리' '광고쟁이'.
이 정도 힌트로 떠올릴 수 있는 단 한사람이 있다. 바로 박서원 두산 전무다. 그는 지난해 면세점 유치를 주도한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광고회사 오리콤의 부사장이다. 가장 최근에 추가된 직함으로는 두타면세점 전략담당 전무(CSO)가 있다.
세간의 평가는 크게 어긋나지 않아 보인다. 박 전무는 요즘 면세점 운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명품 유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5일 그는 프랑스 파리로 직접 날아갔다. 현지에서는 샤넬, 루이뷔통, 펜디, 지방시 본사를 방문하고 각 명품업체의 사장들과 면담했다. 약 일주일간의 출장기간동안 세계 최고 백화점으로 불리는 봉 마르셰와 라파예트 백화점도 둘러봤다.
1979년생인 그는 면세점을 둘러싸고 격전을 치르고 있는 각 기업의 오너일가 3,4세들 가운데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 젊은 나이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색적인 경력이다.
이후에도 미혼모 방지를 위한 콘돔 '바른생각', 낙과를 이용해 만든 잼 '이런쨈병' 등을 선보이며 디자이너이자 젊은 경영자로서의 안목과 능력을 인정받았다.
박 전무의 깜짝 파리 출장 소식에 경쟁사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신규면세점들에게 명품 브랜드 유치는 아직 풀어야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 유치를 위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한화그룹의 삼남 김동선 면세점 태스크포스(TF) 과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등 오너들이 물밑에서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 이부진 사장은 베르나르 아르노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LVMH) 회장을 비롯해 명품 관계자들을 직접 면담하며 입점 여부를 타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두타면세점은 서울 중구 장충로단에 위치한 두산타워 내에 소재하며, 총 9개층으로 운영된다. 매장면적은 8603㎡ 규모로, 현재 공용 인테리어 공사 마무리 단계다. 빠른 시일 내에 개별 브랜드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품구성은 매장 면적의 50% 이상을 국산품으로 구상한다. 면세점을 단순히 유통업이 아닌 관광사업이자 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박 전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오픈일은 내달 중순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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