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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엣젯항공 CEO, 베트남 최초 女억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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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적 저비용 항공사인 비엣젯의 응우옌 티 푸옹 타오(45) 최고경영자(사진=비엣젯).

베트남 국적 저비용 항공사인 비엣젯의 응우옌 티 푸옹 타오(45) 최고경영자(사진=비엣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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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베트남 사상 처음 여성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발표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베트남 국적 저비용 항공사인 비엣젯의 응우옌 티 푸옹 타오(45)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팩스기ㆍ콘돔 거래로 21세에 이미 백만장자가 됐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지금 동남아시아 최초의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로 떠오른 것이다. 비엣젯이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면 타오 CEO의 순자산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1620억원)를 웃돌게 된다. 베트남 유일의 비상장 항공사인 비엣젯은 비키니 차림의 모델로 유명하다.

타오 CEO의 순자산 대부분은 비엣젯과 호치민시(市) 부동산 개발 구역인 면적 65헥타르의 드래곤시티 지분에서 비롯된다.

타오 CEO는 자기 "재산이 얼마인지 앉아서 계산해본 바 없다"며 "오로지 어떻게 하면 베트남 경제성장을 부추기고 직원들 임금을 올려주며 비엣젯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밝혔다.
타오 CEO는 이르면 3개월 안에 비엣젯 IPO를 단행할 계획이다. IPO를 통해 팔 지분은 30% 정도다. 비엣젯 창업자인 그의 지분은 95%에 이른다.

말레이시아계 투자은행 CIMB 그룹 홀딩스 호치민시 지사의 보 푹 응우옌 애널리스트는 "타오 CEO가 무(無)에서 일궈낸 비엣젯은 지난 몇 년 사이 베트남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비엣젯의 매출은 전년 대비 3배인 10조9000억동(약 5700억원), 순이익은 1조동을 기록했다.

비엣젯은 베트남과 아시아 곳곳을 잇는 47개 노선에 취항 중이다. 타오 CEO의 꿈은 150개로 세계 최장 노선에 취항 중인 에미레이트항공처럼 비엣젯을 키우는 것이다.

익명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타오 CEO는 드래곤시티 지분 90%를 보유한 비상장 기업 소비코 홀딩스 지분 90%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드래곤시티 부지를 사들인 것은 10여년 전이다. 당시 습지에 불과했던 드래곤시티는 지금 베트남 경제의 허브로 자리잡았다. 자기자본비율(DER)로 따지면 10억달러 상당의 투자가치를 건진 셈이다.

타오 CEO는 베트남 내 세 리조트 지분, 호치민시티개발상업(HD)은행 지분 20%도 갖고 있다. 그가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HD은행의 지난해 총자산 규모는 46억달러에 이른다. 지점 225개를 거느린 HD은행에서 일하는 인력은 약 1만명이다.

타오 CEO가 사업에 눈 돌린 것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대학에서 2학년 때인 1988년이다. 금융과 경제학을 공부하던 그는 무역업에 손댔다. 종잣돈이 거의 없어 일본ㆍ홍콩ㆍ한국의 업체들로부터 의류ㆍ사무기기ㆍ소비재를 외상으로 넘겨 받아 러시아에 파는 사업이었다.

그는 "정직하게 열심히 일한 결과 공급업체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됐다"며 "이후 더 긴 장기 신용거래로 더 많은 제품을 거래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렇게 일만 한 지 3년 뒤 백만장자가 된 그는 철강ㆍ기계ㆍ비료ㆍ원자재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타오 CEO는 테크콤뱅크, 베트남 제2의 상업은행인 베트남국제상업은행(VIB)에도 투자했다. 이어 시장경제로 돌아선 베트남 정부가 자국 항공산업을 개방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항공사 설립도 신청했다. 이렇게 해서 비엣젯은 국영 베트남항공과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엣젯은 매력적인 젊은 여승무원들로 유명하다. 비엣젯이 해안 휴양지 노선에 처음 취항할 때 이들 여승무원은 비키니 차림으로 기내를 돌며 자축한다(사진=비엣젯).

비엣젯은 매력적인 젊은 여승무원들로 유명하다. 비엣젯이 해안 휴양지 노선에 처음 취항할 때 이들 여승무원은 비키니 차림으로 기내를 돌며 자축한다(사진=비엣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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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엣젯은 매력적인 젊은 여승무원들로 유명하다. 비엣젯이 해안 휴양지 노선에 처음 취항할 때 이들 여승무원은 비키니 차림으로 기내를 돌며 자축한다. 비엣젯이 제작한 달력에도 비키니 차림의 모델들이 등장한다. 베트남의 보수적 문화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다.

타오 CEO는 이와 관련해 "비키니든 베트남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든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입고 다닐 권리가 있다"며 "흔히들 비엣젯 하면 비키니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고객이 행복하면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항공 컨설팅 업체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에 따르면 올해 비엣젯이 베트남항공을 제치고 베트남 국적 최대 항공사로 올라설 듯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년 뒤 베트남이 '세계 10대 최고속 성장 항공시장'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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