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층 K-뷰티관 ‘인산인해’…‘싹쓸이’보다는 목적구매 뚜렷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 ‘아오란 그룹을 환영합니다.’
31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 1층 주차장 입구에 걸린 플랜카드에는 이같이 쓰였다. 아오란 그룹 임직원 3000여명은 이날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찾았다. 이들은 최근 인천 영종도에서 대규모 ‘치맥파티’를 벌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기자는 이날 배우 송혜교, 송중기가 출연하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효과를 목격했다. 이날만큼은 항상 붐비던 설화수, 후 매장보다 라네즈, 헤라 매장에 고객들 발길이 더 쏠렸기 때문이다. 실제 라네즈 투톤 립스틱 11호, 비비쿠션은 이미 품절된 상태였다. 라네즈 매장 관계자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최대한 가동시키는 걸로 알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갈 수 없고, 언제 물량이 들어올지도 알 수 없다”며 “드라마 효과로 물량이 들어와도 금새 동난다”고 설명했다.
6층 매장 곳곳에서는 “아이패치 사야한다”, “두 개 사는데 왜 더 할인 안해줘요”, “색조 화장품 있어요?”, “치석케어86 치약은 왜 없어요?” 등의 요청이 쏟아졌다. 90분으로 제한된 쇼핑시간이 턱없이 부족해보였다. 이날 기자가 본 요우커들의 구매 성향은 ‘싹쓸이 쇼핑’에서 목적 구매로 바뀐 모습이었다. 쇼핑 전 특정 제품명, 할인정보 등에 미리 숙지하고 오는 것은 기본이며, 현장에서 흥정도 벌였다. 한 MCM 매장 관계자는 "종종 흥정하는 고객들때문에 난감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객 평균 연령대는 30~40대로, 가족 단위 쇼핑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성고객이었다. 몇몇 여성고객들은 마스크팩을 수 십장 담은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었다. 20대의 경우 스마트폰을 입에 대고 중국에 있는 친구에게 “몇 개 사갈까” 등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묻기도 했다. 한 20대 여성고객에게 쇼핑 소감을 물으니 “면세점 건물이 전체적으로 위생이 좋아 보여 마음에 든다”고 평했다. 한 한국인 관광객은 “원래 이렇게 붐볐나? 평일인데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라고 말했다.
반면 럭셔리 브랜드가 위치한 4~5층, 지역 특산품이 모인 7층은 한산했다. 7층에서 만난 50대 중국인 남성 고객 위에 씨는 아내와 함께 금산인삼주를 유심히 살폈다. 판매원이 “도수가 낮아 여성분과 함께 드시기 적합하다”고 설명하자 내려놓으며 “도수가 낮은 술은 물 같다”며 “어제 마신 소주가 그랬다”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 26일 방한한 아오란 그룹 임직원들은 6000명 규모로, 이날부터 내일까지(4월1일) 양일간 3000명씩 나눠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방문할 계획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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