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횡포에 우는 가맹점, 장수 프랜차이즈 안나오는 이유
본사서 식재료 장사·갑질…가맹점과 갈등에 손님 뚝
바르다김선생 공정위에 신고
피자헛, 와라와라 등도 논란 이슈
'본사=악덕업주' 이미지 추락·매출 악영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올초 시무식에서 가맹점주들을 적으로 표현하고 본사 직원들이 점주들을 때려잡는 어벤저스 패러디물을 상영했다. 가맹점주를 가족이라 부르는데 이는 말뿐이고, 도저히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
박재용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주협의회장은 "퇴근 후인 새벽 1시에 매장점검을 하는가하면 시중 가격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식재료를 팔아 이익을 챙긴다"며 "본사의 갑질이 도를 지나쳤다"고 말했다.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본사와의 불합리한 계약 때문에 갈등을 빚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사와 가맹점주간 갈등이 증폭될수록, 국내 프랜차이즈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확산돼 가뜩이나 짧은 국내 프랜차이즈의 수명까지 더 단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주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바르다김선생을 불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신고했다. 가맹점주단체 활동했다고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쌀ㆍ김ㆍ고기 등 식자재를 특수관계인을 통해 비싼 가격에 구입하도록 강제했을 뿐만 아니라 가맹본사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해 영업지역을 일방적으로 축소함으로써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들은 월 매출 5000만원을 올려도 점주는 적자인 기형적인 구조라고 꼬집었다.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 갈등은 바르다김선생 뿐만이 아니다.
한때 국내1위 피자 브랜드였던 피자헛은 지난해 사용처가 불분명한 비용과 과도한 마케팅비를 가맹점에 책정해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수수료의 경우, 직영점은 미국 본사에 로열티 3%, 한국 지점에 수수료 3.8%를 내는 반면 가맹점은 미국 본사 로열티 6%, 한국 지점 마케팅비 5.8% 등 총 11.8%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이와 관련해 가맹점주들은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진행했다.
주점 프랜차이즈 와라와라 역시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일명 '라벨갈이'를 통해 시중 식자재를 본사 전용 식자재로 속여 팔았으며 주류도 특정업체 물품만을 받도록 해 시중보다 최대 30% 더 비싸게 사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시대를 연 아딸도 마찬가지다. 이경수 전 아딸 대표는 가맹점과 독점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신 돈을 받고 회삿돈을 가로챈 혐의(배임수재)로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약 27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렇게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갑질 이슈가 자주 터지다보니 국내 프랜차이즈업 자체에 대한 이미지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악덕'으로 비춰지면서 장수 프랜차이즈가 생겨나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평균 수명은 4.5년이다. 맥도날드가 60년 이상 사업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1도 안된다. 국내 소비 트렌드가 유행에 민감한 것도 있지만, 본사와 가맹점주의 갈등으로 평판을 깎아내리는 것도 주요 이유라는 게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가맹점주와의 갈등을 빚은 피자헛은 지난해 매출액 1142억원으로 10년 전인 2004년 3002억원보다 반토박이 났고 업계 3위로까지 밀려났다. 아딸은 영세 가맹점주를 상대로 부당하게 이익을 챙겼다는 이미지로 브랜드 관리 자체가 어려워진 상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기대서 '초보 사장'으로서의 사업 위험 부담을 줄이고, 가맹본사는 점포 확장을 통해 사업확대를 꾀할 수 있는 게 기본적인 본사와 가맹점주의 관계"라며 "이에 본사와 가맹점을 '가족'이라고 부르는데 진정성 있는 가족같은 상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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